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완화 검토에 상호금융권이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신규 가계대출 취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집단대출은 그나마 막혔던 숨통을 틀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연체율 관리가 시급한 지방의 금고·조합 중심으로 집단대출을 취급하려는 수요가 클 전망이다. 다만 시중은행과의 경쟁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실수요자를 위한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토론회에서 수원의 모 아파트 분양자가 대출 총량 규제로 잔금 대출을 받지 못했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했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권과 협의해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도 이번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멈춰버린 가계대출 영업의 활로가 될 수 있어서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총량 관리로 인해 올해 가계대출 잔액을 아예 늘릴 수 없다. 농협은 전년 잔액 대비 1.0%만 늘려야 한다.
그럼에도 올해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증가했다. 대부분은 집단대출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신협·새마을금고의 지난달 말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38조1500억원이다. 지난해 말(35조1400억원) 대비 약 3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에 약정된 중도금·이주비·신규분양주택 잔금 대출이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이다. 이후 금융당국의 엄정한 관리 기조로 상호금융은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했으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뎌졌다.
집단대출을 총량관리의 예외로 인정할 경우 그만큼 대출 여력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상호금융이 추가로 집단대출을 취급하면 연체율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지방의 개별 조합과 금고를 대상으로 엄격한 연체율 관리를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체율을 낮추려면 산식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 총량을 늘려야 하는데 신규 가계대출을 취급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잔금 대출이라도 총량 관리에서 제외된다면 개별 금고나 조합 입장에선 숨통이 좀 트일 것"이라며 "특히 잔금대출은 입주 물량을 대량으로 한 번에 할 수 있어 사정이 어려운 조합이나 금고가 선호하는 대출 종류"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단대출을 두고 시중은행과 경쟁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집단대출은 시행사나 조합 등이 사업장 단위로 금융사를 선정하는데 금리가 더 낮은 은행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상호금융 집단대출 확대는 시중은행의 총량 소진으로 발생한 '풍선효과'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집단대출 잔액은 147조6000억원으로 상호금융보다 약 4배 더 많다.
또 다른 상호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완화를 해줄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 업권에 미치는 영향에도 신중히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