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서민금융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서민금융안정기금의 입법 여건이 마련됐다. 상반기 법안 처리를 보류시켰던 연구용역 보고서가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취지로 결론 난 데다 기획예산처와의 협의도 이뤄져 최대 고비를 넘겼다. 다만 이달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금융회사 출연 근거가 일몰되는 10월8일 전 입법을 마무리하기 위한 국회 논의가 시급해졌다.
3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서민금융법 개정안은 상반기 3차례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됐지만 의결되지 못했다. 당시 기금 설치의 타당성과 재원 운용방안 등을 담은 컨설팅 용역결과를 확인한 뒤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심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현재는 최종 보고서가 나온 만큼 상반기 심사에서 제기된 절차적 쟁점들도 대부분 해소됐다. 특히 보고서엔 기금 설치시 저소득층 이자감면 효과 등이 포함되는 등 사회적 이익을 고려하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재정당국과의 협의도 마무리됐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과 2021년에도 유사한 기금 설치를 추진했지만 재정당국과 협의 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기금 신설안이 이재명정부 국정과제로 오른 데다 기획처와도 협의가 이뤄진 만큼 과거보다 입법 여건이 나아진 상황이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 내 서민금융보증계정과 자활지원계정을 법정기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회사가 서금원에 출연하도록 한 현행 규정의 유효기간을 삭제해 상시출연 근거를 마련하고 법정 보증배수 상한을 현행 15배에서 20배로 높인다. 기금에 남은 재원은 적립하고 다른 상품을 신설하거나 유연하게 공급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금융회사의 상시출연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행 법적 근거는 오는 10월8일 만료된다. 이후엔 금융회사에 출연 의무를 부과할 근거가 사라진다. 법안소위 이후에도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어 늦어도 다음달에는 입법이 마무리돼야 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5월 법안소위에서 "민간 출연료의 일몰이 10월8일이기 때문에 조속한 법안 처리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회계연도 예산을 올해 9월3일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그 전에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해 대한민국의 제대로 된 정책서민금융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새로 구성된 정무위 위원들을 상대로 용역결과와 기획처 협의 내용, 금융회사 출연 근거 일몰에 따른 재원 공백 우려를 설명하며 입법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한 기금회계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기존 일반회계를 활용하는 예비 방안을 함께 준비하며 입법 지연에 따른 정책서민금융 공급 차질에도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