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해마다 거듭하면서 축산농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돼지와 닭 등 가축 폐사로 인한 가축재해보험 보험금 지급 규모도 최근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6일 NH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가축재해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매년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84억원에서 지난해 297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 건수도 1095건에서 4865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대부분 양돈이나 양계농가에서 발생한 폐사가 원인이었다.
가축재해보험 특약은 폭염과 한파, 태풍 등 자연재해는 물론 각종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돼지나 닭 등 16종의 가축 피해나 축사 사고를 보장한다.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지자체에 따라 최대 30%까지 추가 지원 받을 수 있다. 가축재해보험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피해 지급건수와 지급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폐사는 소를 제외하면 보통 폭염재해보장 추가특약에 따라 이뤄진다. 돼지나 가금류의 경우 보장 특약에 따라 손해액의 10%, 20%, 30%, 40% 중 자기부담금과 200만원 중 큰 금액으로 보상된다. 손해가 작을 때는 최소 200만원은 본인이 부담하고, 손해가 커지면 선택한 비율(10~40%)만큼 본인이 부담하는 구조다. 보통 자기부담률을 10%로 선택하면 보험료는 비싸지고, 40%로 선택하면 보험료는 저렴해지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반면 한우나 젖소 등 소의 경우 어떤 피해든 특약이 아닌 주계약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실제로 여름철 한우농가보단 양계와 양돈 농가 피해가 집중되고 보험금 지급도 압도적으로 많다.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축사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폭염에 취약한 돼지와 닭 등의 폐사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도 폭염 피해가 이어져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협손보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접수된 폭염 관련 가축재해보험 접수건수는 이미 2000건을 넘어섰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역대급 폭염을 겪으면서 더위에 취약한 가축들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사료첨가제를 축산농가에 지원하는 등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왔다.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도 지난 6월부터 지역 축협 등을 찾아 양돈·양계농가에 대한 폭염 대책을 주문했다. 송 대표는 "돼지나 가금류는 땀샘이 없어 고온에 매우 취약하다"면서 "환기시설 점검과 충분한 음수 공급 등 사전 관리가가축 폭염 사고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는 폭염일수에 비해 보험금 지급 규모가 소폭이라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면서 지자체와 축산업계, 농협 등이 폭염에 미리 대비해왔고, 지난해에 비해 7월 폭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설명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작년이 역대급 폭염으로 돼지와 가금류 피해가 유난히 많이 발생했다"면서 "이달 들어 폭염이 증가하고 있어 지켜봐야 하지만 7월까지 폭염이 적었고 농가들도 미리 폭염에 대비하는 등 피해가 작년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