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충당금만 '1조'…ELS·LTV 이어 국고채 담합까지 맞은 은행들

김도엽 기자
2026.08.06 16:34

당기순이익 1000억원 감소 시, 주택담보대출 여력 약 2조2000억원 감소

은행권, ELS 불완전판매와 LTV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에 따른 충당금 적립 규모/그래픽=김현정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로 은행권에서는 자본 여력 감소에 따라 대출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부동산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으로 과징금이 확정된 데 이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국고채 전문딜러(PD) 입찰 담합 사건까지 과징금 부과를 앞두면서 은행권의 충당금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6일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로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 사업자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국민·농협·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과 증권사 10곳등 총 15곳이 대상이다.

은행권은 과징금 규모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를 약 76조2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관련 매출액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LTV 담합 사건(약 6조8000억원)의 10배를 웃돈다. 76조원에 담합 과징금 법정 상한인 '20%'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과징금은 약 15조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이미 LTV 담합 사건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 1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LTV 정보를 교환해 부동산담보대출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며 총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여기에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 제재도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에 대해 약 6000억원 수준의 과징금 부과 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반영한 충당금도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ELS와 LTV 관련 충당부채를 포함해 3330억원을 설정했고, 신한은행 1846억원, SC제일은행 1510억원, 하나은행 1137억원, 우리은행 515억원을 반영했다. NH농협은행도 ELS 관련 충당금을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 전체로는 이미 9300억원 안팎의 충당금이 반영된 셈이다.

은행들은 잇따른 제재가 자본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한다. 과징금이나 배상 비용은 영업외손실로 반영돼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고, 이는 이익잉여금 감소를 통해 보통주자본(CET1)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순이익이 1000억원이 줄어들고 국내 은행들이 CET1 비율을 13% 안팎으로 관리한다고 가정하면 약 7700억원 규모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축소하거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위험가중치 35% 수준의 주택담보대출로 환산하면 2조2000억원이 넘는 여신 공급이 감소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정위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LTV와 마찬가지로 국고채 사안도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며 "해당 기간 동안 충당금과 자본 여력에 악영향을 줘 생산적·포용금융에도 일부 차질아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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