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다만, 5~6월 중 '빚투' 열풍으로 불어난 5조원 잔액이 남아 있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성 상품을 제외하고도 목표치를 1.7배 상회하고 있어 은행권의 관리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14일 기준 119조4089억원으로 7월말 대비 1706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월부터 순증 추세를 이어오다가 최근 증가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5월 2조5720억원, 6월 2조5915억원 증가해 두 달새 5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후 7월엔 1조3445억원으로 증가폭이 줄고 8월 중순을 기준으론 순감으로 꺾였다.
다만 여전히 신용대출 잔액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작년말 대비 잔액 규모는 5조6115억원이 더 많다. 여전히 5~6월에 폭증한 신용대출 잔액이 상환되지 않고 남아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해놓은 총량 목표치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5대은행이 올해 부여받은 정책성 상품을 제외한 예금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비롯한 기타대출 순증 목표치는 2조6347억원이다. 그러나 정책성 상품을 제외한 신용대출 잔액도 약 4조5000억원에 달해 목표치를 1.7배 웃돈다.
신용대출이 이같은 폭증한 이유는 '빚투'(빚내서 투자) 영향이 크다. 2분기 중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매매에 상당 자금이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례적인 폭증세에 당국이 6월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했고 은행권은 차주별 한도를 축소하고 만기 연장시 미사용한도 감액 기준을 강화했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타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신용대출 대환 신규 신청도 받지 않고 있다.
우대금리도 줄이면서 금리 밴드도 높아졌다. 5대은행의 신용대출(6개월 금융채 변동형) 금리 범위는 4.66~5.86%로 상단과 하단은 두달 전보다 각각 0.40%포인트(P), 0.69%P씩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2배로 상향했지만 신용대출에 대해선 관리 강화를 당부한만큼 은행권에선 당분간 현재의 자율 규제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8.13 부동산 대책 브리핑에서 "신용대출 경우는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은행이 자율적으로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가계대출 총량이 두 배 늘지만 초점은 주택공급촉진, 청년주거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관리를 위한 가용 카드가 적다는 푸념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은 30년 이상 분할 상환 방식이 대부분인데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기에 한달 평균 3000억원이 상환된다. 집단대출은 단계별로 중도금 대출에서 잔금대출로 옮겨가 신규 취급 이후엔 잔액 변동이 크지않다. 반면 마이너스통장은 개설 이후엔 약정 한도만큼 신규 대출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관련대출은 가만히 있어도 월평균 수천억원이 자연스레 상환이 되는 구조지만 마이너스통장은 약정기간 동안 한도를 조정할 수 없다보니 관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성과급을 받는 연말연초엔 상환액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연말이 가까워지면 잔액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