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ETF '설명의무 위반' 은행에 6000억 수수료 환급 검토

권화순 기자
2026.08.30 13:24
수수료 비교/그래픽=김지영
6개 은행의 ETF 신탁 판매 현황/그래픽=김지영

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 '불티'나게 팔린 ETF(상장지수펀드) 신탁에 대해 선취·후취 수수료 구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은행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환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6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중이다. 이들 은행이 올 상반기 고객에게 받은 수수료는 6000억원에 달해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8일부터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순으로 ETF 신탁 현장 검사를 하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에게 더 유리한 후취 수수료를 권하지 않고 은행 수익에 유리한 선취 수수료를 일부러 권했는지가 이번 현장검사의 쟁점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검사 과정에서 금감원은 신탁 트레이딩 계정의 ETF 후취 수수료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선취형으로만 고객에게 권한 것인지 집중적으로 문답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취형은 투자기간과 무관하게 가입시 1회 1%를 떼고, 후취형은 연간 1% 내외의 수수료를 투자 기간에 따라 부과한다. 만약 투자 기간이 3개월이라면 선취형은 기간과 무관하게 1%를 내야 하지만 후취 수수료라면 0.25%만 내면 된다.

특히 가입자 대부분은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하고, 목표가 달성되면 자동 해지하는 상품을 들었다. 증시 급등기였던 지난 4월~5월 목표수익률을 5% 이내로 낮게 잡았다. 이들은 자동 해지 후 재투자 하면서 또다시 선취형의 높은 수수료를 내는 일을 반복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불리한 구조의 수수료를 부담한 셈이다.

금감권은 이런 수수료 구조를 은행이 제대로 설명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단순히 ETF 신탁 수수료 체계 개선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제재와 함께 이미 받은 수수료를 환급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현장검사와 별도로 다음달 11일까지 은행을 통해 가입자 대상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 ETF 신탁 가입자 중에서 은행이 무작위로 선정해 직접 설문조사를 한 뒤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고객이 ETF를 제대로 이해하고 가입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가입했는지 등 실태를 파악 중이다.

금소법 19조 '설명의무'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일반 금융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중요한 사항 중엔 수수료 수준이 포함된다. 이 법의 44조는 설명의무를 위반해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명시했다.

지난 1월~5월 6개 은행이 거둔 ETF 신탁 수수료는 5864억원으로 6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5월에만 1036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이 가운데 실제 가입해서 해지한 고객만 대상으로 보면 은행의 수취 수수료는 총 3948억원이다. 가입자가 최적의 수수료(후취형)를 선택했다면 545억원만 부담해도 됐다는 게 금감원 분석이다. 은행이 7.2배로 수익을 극대화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수수료를 환급하지는 불투명하다. 소비자가 이해할수 있도록 은행이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쟁점인데 설명의무 조항에 대한 해석에 따라 환급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 투자를 한다면 후취가 유리하지만 소비자가 단기로 할지, 장기로 할지 은행이 예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를 놔두고 은행 신탁을 통해 ETF를 사는 고객들은 분산 투자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이어서 통상 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인데 올 상반기 증시가 급등하면서 선취 수수료가 불리했던 것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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