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바뀌는 씨티은행장…'기업금융통' 김경호, 성장·소매금융 정리 과제

김도엽 기자
2026.09.23 11:25
김경호 한국씨티은행 차기 은행장 최종후/사진=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김경호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이 선정됐다. 유명순 행장이 임기 종료에 맞춰 퇴임하기로 하면서 6년 만에 수장이 교체된다. 소비자금융 철수 이후 기업금융 중심으로 체질을 바꾼 씨티은행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남은 소매금융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새 행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후보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오는 10월 27일 차기 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유 행장은 임기 종료인 10월 27일에 맞춰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추위는 "김경호 후보의 중장기 경영 비전과 전략, 대내외 소통 및 리더십 역량, 경영 역량과 전문성, 금융산업에 대한 통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금융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삼성물산 경영관리 부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를 거쳤으며, 200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기업금융심사역으로 입행했다.

이후 한국씨티은행 대기업금융부장과 금융기관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2월부터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을 맡아왔다.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 사업을 총괄해 온 만큼 씨티은행의 사업 구조와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선으로 한국씨티은행은 박진회 전 행장과 유명순 현 행장에 이어 세 번째로 기업금융그룹장 출신을 은행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소비자금융 철수 이후 기업금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씨티은행이 차기 수장 역시 내부 기업금융 전문가로 낙점한 셈이다.

김 후보가 이끌 씨티은행의 핵심 과제는 기업금융을 통한 성장 확대다. 유명순 행장이 소비자금융 철수와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 재편을 이끌었다면, 김 후보는 재편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특히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면서 비이자수익은 4834억원으로 67%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영향으로 14% 감소한 2153억원을 거뒀다.

김 후보는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외환·자금관리·자본시장 관련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량 중견기업 등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소비자금융 철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씨티은행은 2021년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한 이후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여전히 2조563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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