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은 자체 기술력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현재 100% 독자기술화 했습니다. 이미 95% 이상 독자기술 확보한 KF-X, 왜 나머지 기술 확보 못하겠습니까."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만난 하성용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64)은 최근 F-35 도입 과정에서 빚어진 KF-X(한국형전투기) 기술 이전 논란을 두고 "본질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미국 국방부의 일부 기술 이전 거절에 대해 "25개 기술 중 21개를 받았는데, 4개 못 받았다고 문제 된다는 건 '기우'"라고 단언했다.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등 4개 기술 이전 승인이 거부됐어도 KF-X 사업에 문제는 없나.
▶AESA 레이더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나 일본 역시 미 국방부로부터 이전받지 못했다. 4개 기술은 록히드마틴이 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협상력 떨어져 못 받아왔다는 주장은 미국을 너무 모르는 소리이자, 거짓 논리다. 보잉 F-15 들여올 때도 역시 일부 기술 이전 못 받았다.
본질을 벗어난 기술 이전 논란 때문에 사업이 늦어질까 우려된다. 나머지 21개 기술이라도 빨리 승인해야 사업을 착수할 것 아닌가. 8조 6000억원 가량 들여서 10년 반에 걸쳐 개발하는 과제다. 성공시 오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170조원이다. 한번 해볼만한 것 아닌가.
최근 KF-X 논란 때문에 주가도 떨어졌다. 이는 주식가치의 본질이 아닌데, 호도될까 염려돼 저는 며칠 전 500주 추가로 샀다. KAI에 대한 자신감이다. 본질적 가치가 있는데, 자꾸 시장에서 훼손당해 주가가 떨어지니 CEO로서 산 것이다.
-T-X(미군 고등훈련기) 수주사업은 순조로운가.
▶5개 경쟁업체 중 현재까지 가장 미군 요구도에 근접한 사양이 KAI의 T-50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후보인 보잉-사브 후보 기종은 아직 미완성이고, 우리는 완성 후 10년 동안 운용 및 시험평가 다 거쳐 대외신뢰도 측면에서 최고다. 보잉-사브 기종 성능이 T-50보다 약간 업그레이드된다지만 큰 차이 없다.
1970년대말 개발된 F-16이 4600여대 팔리며 여전히 전세계 베스트셀러다. 항공기는 개발되면 항공전자장비 등 계속 업그레이드해 항상 뉴 모델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T-50은 개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미국 수출이 성사되면, 미국 자체 물량 1000여대, 우방국까지 추가로 2000여대 수요가 일어난다. 세계를 지배하는 훈련기가 된다.
-T-50 등 수출은 국방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클 것 같다. 현재 열리고 있는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5)를 통해 수출 고객 유치는 잘 되는가.
▶T-50과 형제 모델 FA-50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라크, 태국 등에 이미 20억~30억달러 수출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페루, 보츠와나, 투르크메니스탄 바이어들과 협상 중이다. 보츠와나 대통령이 22일 사천 본사에 온다. 바이어들과 상담이 잘 진행되고 있어 추가 계약도 가능하리라 본다.
글로벌 고등훈련기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M346, 중국 L-15와 주로 경쟁한다. 태국에서는 우리가 승리해서 계약했고, 페루에서도 맞붙었는데 우리가 평가 제일 좋게 받아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됐다 .
-정작 강원소방본부 등이 수리온 파생헬기 입찰을 제한하는 등 국내 관용헬기 시장에서는 KAI가 기준을 충족 못시키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항공기나 자동차나 마찬가지인데, 기본 골격은 다 있다. 고객에 따라 옵션 및 조건이 달라져 미리 만들어놓을 수가 없다. 한국은 미국이 개발 중이던 F-35 실물도 못 보고 샀다. 수리온은 이미 개발이 끝났고 소방헬기는 몇가지 키트 보완해달라는 건데, 강원도는 지금 당장 내놓으라는 요구를 한다. 그러면 우리는 평생 입찰 못한다.
군에서도 수리온을 쓰고, 경찰청도 4대 계약했다. 경찰청 1~4호기는 요구조건 다 다르다. 상황에 따라 기능이 들어가기도, 빠지기도 한다. 요구조건 듣고 납기일까지 보정하는 게 기본 계약 패턴이다. 강원도는 기존 사용하던 외산 헬기 기준을 들이밀고 당장 충족시키라고 하는데,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그런 법이 없다.
-항공 MRO(수리·정비)산업단지 조성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오늘(21일) 북미 1위 항공MRO업체 AAR사와 최구식 경남부지사가 KAI와 함께 경남 사천 MRO단지 MOU(양해각서) 맺고 갔다. KAI는 이미 군수 MRO 하고 있고, 협력업체 50곳과 사천공항 등 사천 중심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다른 곳에 MRO단지 갖추려면 7000억~8000억원 드는데 사천은 3000억원이면 된다.
국가적 정책사업은 경제논리가 앞서야지 정치논리로는 안된다. 보잉이 있는 미국 시애틀,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 툴루즈처럼 경남의 진주 및 사천이 그런 지역이 될 것이다. MRO산업단지 성공적 유치로 인구 100만의 산업단지를 형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