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25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련이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책임으로 '혁신안'을 발표한 지 정확히 1년 만에 예산의 30% 이상이 줄어든 계획을 내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올해 예산(일반·특별회계 합산)을 572억4500만원으로 책정하고 회원사에 통보했다. 작년 결산액(831억5200만원)과 견줄 경우 259억700만원이 감소한 규모이며, 지난해 예산액(807억원)과 비교해도 234억5500만원이 부족한 수준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작년 3월23일 이른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전경련이 연루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회 신뢰회복 골자의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혁신안이 재계 안팎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탓에 4대 그룹 외에도 기존 회원사가 줄줄이 탈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경련의 주 수입원으로 알려진 올해 회비수입은 113억29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 당시만 해도 회비수입은 408억6400만원에 달한 것을 감안할 경우 회원사가 적지 않게 빠져나간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여의도 한복판에 있는 전경련회관의 3분의 1(14개층)을 차지한 LG CNS의 빈자리도 상당했다. LG CNS가 올 초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LG 사이언스파크'로 이주하는 바람에 올해 임대료 수입은 지난해보다 223억3500만원이나 적게 잡았다.
무엇보다 여의도에 오피스텔 공급이 넘치다보니 전경련이 각종 파격적인 입주조건을 내걸어도 들어올 기업을 좀처럼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경련 입장에서는 올해 임대사업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수백억 원이더라도 방을 뺀 기업에 보증금을 지급하고, 빚내서 세운 전경련회관의 대출금을 갚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몇 개월 동안 임대 세일즈에 나서도 입주할 기업이 선뜻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의 자금 운용의 폭이 작년보다는 분명 줄었으나, 아직 조직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올해 임대사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