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2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와 경영 투명성 강화가 취지인데 현대자동차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회사 핵심 관계자도 "오늘 이사회에서 미래 자동차산업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회사를 인적분할하는 방안에 대해 경영진이 이사회 멤버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이사회가 열린 것은 맞지만, 사업전반에 대한 설명을 이사진에게 했고, 지주회사 전환 등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달까지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도록 요구했다. 개선안이 미흡하면 실태 조사 등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강한 제재와 규제 도입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인적분할이 이뤄지면 현대모비스는 실질 사업을 유지하는 사업회사, 사업회사에서 배당과 로열티를 받으면서 기업 전반의 경영의사를 결정하는 투자회사로 분리된다는 게 증권가의 시나리오다.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지주회사 전환은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의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정몽구 회장 등이나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의 투자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이후 현대모비스 투자회사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모비스 투자회사→ 모비스 사업회사·현대차→ 기아차’로 이르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일각에선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시작으로 그룹 전체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인데 현대차그룹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그룹측은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과 그룹 전반의 지주회사 전환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며 "지배구조 선진화와 관련한 다양한 고민은 항상 해오고 있으나 어떤 방안도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이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언급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만큼 빠른 해결이 필요한데, 지배구조 개편의 여러 시나리오 중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임은영·장경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능성이 높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현대차그룹 내 모비스 보유 지분율은 30.17%로 주총 통과 리스크가 없으며, 대주주의 현물출자까지 포함해 총 소요시간도 3개월 내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합병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며 "두 회사간 주식 스왑도 현대글로비스 주가 부진 및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율 상향(22%→ 27.5%)로 높아지면서 경제적 실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 시나리오는 다 준비된 것으로 알고 있고 정몽구 회장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