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와 가전이 완벽하게 만났다.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2018'과 함께 열린 '유로쿠치나(EuroCucina)'에서다. 전세계 유명 가전·가구 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빌트인 가전 향연을 펼쳤다.
◇소재 하나도 고급스럽게·벽과의 일체형은 기본…미리 본 '주방의 미래'=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이른 아침부터 전세계 각국에서 온 인파가 밀라노 도심에서 차로 약 30~40분 떨어진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로 모여들었다. 국제 가구 박람회가 열리는 6일간(17~22일) 밀라노 도시 전체가 박람회장이 되는데 방문 인파만 30만~40만명에 달한다. 이 기간 밀라노 숙소 값은 최소 3~4배 이상 솟아오른다.
가구 전시장뿐 아니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유로쿠치나'다. 유로쿠치나는 2년마다 열리며 유럽 주방 가구, 가전 시장에 대한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밀레, 보쉬 등 유수 업체들이 참가한다.
유로쿠치나에서 가전과 가구의 구분은 모호하다. 유로쿠치나에 출품된 가전 대부분은 벽과의 완벽한 일체형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주변 가구 분위기와 손색없이 어울렸다.
이태리 가구업체 '스카볼리니(Scavolini)'는 '박스라이프(Box life)'라는 주제로 모든 가전을 수납장 안에 넣어둘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가전 활용시에는 옷장문을 열듯 문을 열고 드럼세탁기로 빨래를 하거나 침대를 내릴 수도 있다. 손님이 올 때는 모든 문을 닫아둬 지저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
가전 옆 적절한 수납공간을 배치해두는 것도 기본이다. '놀테(Nolte)'는 냉장고와 오븐 주변에 넉넉한 그릇 및 식재료 보관고를 둬 깔끔하다는 인상을 줬다. '보쉬(Bosch)'도 레인지와 수납장을 한 벽면 안에 배치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빌트인 가전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시되는 것이 소재감이다. 실제 전시장에는 가구를 어루만지듯 여러 차례 가전 소재를 쓰다듬어보거나 어떤 소재가 쓰였는지 묻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델쿠토(Del curto)'는 '나무로 된 주방'이라는 컨셉으로 전시장 외관부터 전시가전에 이르기까지 목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와인셀러에도 나무소재를 써 기품을 더했다.
삼성전자가 데이코와 함께 제작한 '모더니스트 라인업' 제품군을 선보인 전시장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더니스트 빌트인 냉장고는 내부에 포슬린(도자기 소재)을 적용해 기능과 심미적 가치를 더한 것은 물론 외부의 고급스런 블랙 구현을 위해 진회색 금속성 색상의 '그래파이트 스테인리스 스틸'을 택했다. 이런 색감과 질감을 나타내기 위해 표면에 지문하나 남기지 않도록 코팅법인 내지문 코팅 등 다양한 신공법을 사용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한국에서도 이미 입소문이 난 '스멕(Smeg)'은 명품업체 돌체앤가바나와 협업해 다양한 주방가전을 선보였다. 화려한 색상의 가전 앞에는 전시 기간 내내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듀얼 쿡' 기능으로 시선 묶은 삼성…밀레도 '스마트 가전'=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고객의 수요에 꼭 맞는 맞춤형 기능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곳들도 있다.
이번에 유로쿠치나에 처음으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에서 인기 있었던 곳 중 하나는 '듀얼 쿡 플렉스' 전시공간이다.
듀얼 쿡 플렉스는 이번에 첫 공개한 오븐 신제품이다. 75리터 대용량으로 내부 공간을 둘로 나눠 각기 다른 온도로 요리가 가능케 하며 문도 상·하부 따로 개폐할 수 있게 고안됐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보유한 특허기술을 적용,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이같은 기능의 오븐을 내놓은 곳은 유로쿠치나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밀레(Miele)'는 전기쿡탑과 후드가 자동 연동되는 기술을 선보였다. 쿡탑이 조리를 시작하면 후드도 자동으로 전원을 작동하고 조리 세기에 맞춰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가전은 아니지만 LG전자는 '나뚜찌(Natuzzi)'와 협업한 사물인터넷(IoT) 거실을 선보였다. '씽큐 스피커'에 "낮잠 자고 싶어"라고 말하면 소파와 조명이 취침모드로 바뀌고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