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추격, LCD 때보다 빨라…국가차원 육성 절실"

오문영 기자
2022.02.18 05:37

[MT리포트] 갈림길 선 韓 OLED ④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인터뷰

[편집자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산업이 갈림길에 섰다. 거대 시장,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기술 베끼기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추격 때문이다. OLED 기술 보호, 적극적인 정책 지원 없인 허무하게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사진제공=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중국이 불과 6년 만에 전 세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선 10년이 걸렸던 일이다."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1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은 OLED 시장에서 적게는 1~2년, 많게는 5년까지 중국과 기술격차를 벌린 것으로 본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김 부회장의 진단이다.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 속도가 LCD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때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생산 확대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올해 중국의 OLED 생산능력이 한국의 40% 수준으로 집계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쓰이는 중소형 OLED로 범위를 좁히면 90% 수준까지 근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중국이 디스플레이 육성을 위해 인프라 구축부터 설비투자, 패널 생산, 판매 등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면서 그동안 잘 싸웠지만 디스플레이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이제는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뺏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 부회장은 차세대 시장으로 떠오른 OLED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기업의 기술혁신과 선제적 투자에 걸맞는 정부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R&D(연구개발)와 시설투자에 대해 세액 공제율을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현재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개 분야만 지정된 상태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국가전략기술 지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전문인력 육성과 기술·인재유출 예방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 경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전문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며 "산학이 협력하고 있고 협회도 인력 실태조사·박람회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인력 양성과 인력 미스매칭 해소에 산학뿐 아니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술·인재 유출 문제와 관련해선 민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핵심기술 5건을 포함해 산업기술 17건이 해외로 유출됐다. 김 부회장은 "대부분이 중국으로 유출된 사례로 핵심인력과 기술이 유출될 경우 중국의 추격이 더욱 빨라지게 된다"며 "선제적인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함께 경제·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산업 전반의 파급효과가 큰 핵심산업"이라며 "한중 기술패권, 공급망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1위를 재탈환하기 위해선 R&D와 인력양성, 기술보호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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