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RA 대응, 재무부 시행령 개정 과정에 상대적 집중 필요"

김성은 기자
2022.11.17 09:39
/사진=무역협회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의 선전으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폐지·전면 개정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이에 따라 우리 민관은 미국 의회 설득을 위해 노력하되 재무부 시행령 개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전지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지난 16일 밤 8시에서 10시까지 미국과 유럽 현지를 연결해 '제 1회 글로벌 통상 포럼'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향방 및 이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됐다.

이날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IRA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IRA 추진에 대해 일부 비판적 여론이 있다"며 "지난 13일 프놈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기여를 고려해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만큼 IRA 시행령 마련시 개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대부분의 전기동력차 제조사들이 단기 IRA의 미국내 생산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보다 긴 호흡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IRA는 전기동력차 세제 지원 외에도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 확충 관련한 다양한 예산산업과 혜택 제공이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로서는 이를 잘 활용해 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분위기도 전달됐다. 특히 올해 12월3일까지 진행되는 IRA 2차 의견 수렴 과정에서 업계 의견 제출 등 대응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제현정 무역협회 워싱턴 지부장은 "현 117대 회기에 발의된 법안은 연내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고 내년 초 118대 의회가 구성된 후 법안을 재발의하고 논의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의회 설득 노력은 지속해가되 우리로서는 재무부에서 발표 예정인 IRA 시행령에 우리 기업의 이익이 반영되도록 노력을 집중해 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선거 이전만 해도 IRA 개정 또는 재무부 시행령상 연성 부여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언급은 꺼려졌지만, 선거 이후에는 분위기가 다소 유연해진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창의적 해결책 마련과 제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 재무부의 IRA 시행령 마련 시, 특히 보조금 지급을 위한 현지 생산 요건과 관련해서는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관세청 등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불가피한 만큼 우리로서는 재무부뿐만 아니라 이들 부처에서도 우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에서도 IRA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빛나 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EU는 지난 11월 4일, IRA의 보조금 기준이 세계무역기구(WTO) 내국민대우 조항을 위반한 수입대체보조금에 해당하며, 시장왜곡, 다자무역 위협, 보호주의와 차별적 조치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에 전달했다"며 "특히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은 IRA가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목적으로 한 시장 왜곡 조치로 EU 경제와 산업에 피해를 미치고 EU 기업들의 탈EU(EU 엑소더스)추세를 부추긴다고 비판하며 '바이 유러피언' 법(Buy European Act) 등 EU 공동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EU는 구체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 10월 14일 이후 'EU-US IRA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작업 중이며, 이를 통해 12월 개최될 미·EU 무역기술위원회(TTC)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어 이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및 배터리 등 산업계 대응 전략도 제시됐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미국 내 전기차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산 전기차 수출은IRA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차질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며 국내 1만3000개 자동차부품 업체도 어려움에 처할 우려가 있다"며 "미국 기업평균연비규제(CAFE) 기준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현지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으로 인해 우리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확대 전략, 특히 보조금으로 인한 경쟁력 악화를 상쇄시킬 수 있는 프로모션 시행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평균연비규제(CAFE)란 1만대 이상 판매한 자동차 제조사·수입사 대상으로 미달된 연비 0.1mpg당 판매차량수에 15달러씩의 벌금을 매기는 것을 뜻한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은 "IRA 관련 우리 의견 제출시 △광물요건 충족 대상국을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확대 △미국 내 제련시설 확충을 위한 환경규제 완화 △배터리 소재나 원자재 가공 관련 인력확충과 훈련을 위한 한국인 기술자 활용 허용 등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전문직 비자(E4) 쿼터 개정이 조속히 성사되도록 교섭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무역협회는 앞으로도 IRA의 추진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업계 의견을 상시 수렴하고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