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EU도 '철강 50% 관세' 위기…"쿼터 협상 전략 시급"

최경민 기자
2025.10.08 18:35
포스코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 조업장면

EU(유럽연합)의 철강 관세 인상으로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등 국내 제품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와 쿼터 협상에 대비한 사전 대응 전략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TQR(저율관세할당) 제도 도입 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철강 관세 쿼터 초과분에 대한 관세율을 25%포인트(p) 상향(25%→50%)하고, 무관세 쿼터를 총 1830만톤(지난해 대비 약 47% 축소)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조치는 내년 6월 종료 예정인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초안은 유럽의회, EU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채택된다. 남은 기간 동안 국가별 수입쿼터 등이 무역상대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독일이 비용상승을 우려한 자국 자동차 업계 반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EU는 철강 내부수입 억제를 통해 미국과의 TRQ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봉합 국면이던 EU-미국 양자 간 통상마찰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EU 철강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44억8000만 달러, 중량 기준으로 393만2000톤이었다. 한국의 최대 철강 수출 시장이다. 미국(43억5000만 달러, 294만4000톤)이나 일본(38억1000만 달러, 384만7000톤) 보다도 수출 비중이 컸다. 미국으로부터 이미 철강 관세 50%를 부과받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철강 수출 1~2위국으로부터 모두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등 EU 내 수입이 빠르게 늘어난 이른바 '수입압력이 높은 품목군'의 직접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대(對) EU 철강 수출 중에서도 55%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들이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별 수입쿼터 협상에 정부와 철강 업계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무협 관계자는 "한국의 수출 제품은 자동차·가전용 고급 평판재 중심의 산업용 중간재로, 품질과 신뢰도가 높아 EU 내에서 단기간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의 예외 적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한-EU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으로서 제도적 신뢰를 갖추고 있고, 고품질·고부가가치 수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타격은 상대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쿼터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EU와의 FTA 체결국이자 △유럽 내 고급 철강 공급망의 핵심 기여국이며 △저탄소 철강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임을 EU 측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무협 관계자는 "EU와의 철강위원회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FTA에 규정된 협의·분쟁해결 절차를 적극 활용하며, 저탄소 철강 및 공급망 협력을 FTA 내 규제·산업 협력 의제로 연계하는 등 다층적이고 전략적인 외교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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