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 마무리를 시사하면서 자동차 관세 인하 여부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25% 관세 부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 3분기까지 관세 비용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는 조속한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행된 25% 관세에 따른 올 3분기까지 현대차·기아 관세 비용은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기아의 2분기 관세 비용은 약 1조6000억원이었고 3분기에는 2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 여전히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일본, EU(유럽연합)와 같은 15%의 자동차 관세를 적용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이후 후속 조치가 늦어져 석달째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15% 관세가 적용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 간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아직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했다.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질 경우 완성차업계의 관세 부담은 40~5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기아 양사 합산으로는 연간 약 4조원의 이익 증대가 기대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관세가 인하되면 현대차의 2026년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 기아 역시 같은 조건에서 1조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차업계는 이번 협상 타결 시점을 기점으로 4분기부터 실적 개선 모멘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 신형 모델의 북미 수출 확대가, 기아는 4분기 출시 예정인 '텔루라이드' 완전 변경(FMC) 모델이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 성과는 4분기 본격화될 것"이리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텔루라이드는 4분기 완전 변경 모델 출시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내년에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 기아 하이브리드 라인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일본과 EU와 동일한 15% 관세 적용에 합의했지만 정치 일정으로 최종 서명이 지연돼 왔다"며 "이번 주 협상 결과에 따라 완성차 업계의 관세 부담이 연간 수조원 규모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