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생아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유업계에 '낙수효과'가 나타난다. 그간 위축됐던 분유시장이 올해 들어 눈에 띄는 매출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안전성과 품질을 앞세운 산양분유 등 국산 프리미엄 제품이 성장을 주도한다는 분석이다.
1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1년간 분유제품의 매출성장률은 30%다. 2024년을 기점으로 출생률이 반등하고 지난해엔 꾸준히 출생아 수가 증가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6.8% 늘어나며 합계출산율 0.8명대를 회복했다.
주목할 대목은 국산 분유 카테고리의 약진이다. 올 초를 기점으로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국산 분유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는 추세가 포착된다. 올 1·2월 이마트의 분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는데 이 중 국산 분유가 21.6% 급증했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에 분유 전체 매출이 32% 증가한 가운데 국산 분유 매출이 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증가는 출생률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1월 '강남분유'로 입소문난 유럽 분유 '압타밀'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돼 유럽 현지에서 리콜사태가 벌어진 것도 국내 분유 판매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해당 품목 중 일부는 국내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직구 형태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양분유 등 국내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난 1월 발생한 수입 분유의 리콜사태가 국산제품으로의 수요이동을 부추긴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출생률 반등과 함께 '골드 키즈'(Gold Kids·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트렌드) 성향이 강화된 점도 시장변화를 이끈다. 일반 분유보다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제품이 매출성장을 주도하면서 검증된 국내 프리미엄 라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분유시장 전체 규모도 지난해 3000억원 미만 수준에서 올해 5.7%가량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산양분유시장 역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기대한다.
그럼에도 유업계는 현재의 매출반등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주요 유업체들은 체질개선·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낸다. 남양유업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분유시장 등 해외판로 개척에 역량을 집중한다. 매일유업은 성인용 영양식과 단백질 음료 등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익성 방어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국내 분유시장은 출생률 하락이라는 구조적 위기와 수입 분유의 공세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제분유 수입액은 9880만5000달러(약 1456억원)로 전년(8353만7000달러, 약 1231억원) 대비 18.28% 증가하며 국내 브랜드 입지를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