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환원은 차원이 달라…"손에 쥐는 수백조 중 절반 쏜다" 의미는?

박종진 기자
2026.08.23 17:00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조 5000억 원, 매출 171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3.8%, 130.0% 늘어난 규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7.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연간 100조원대 주주환원 시대를 열면서 AI(인공지능)발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산업의 현금창출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잉여현금흐름(FCF)의 50%'라는 재원 기준을 유지해도 주주환원 규모는 내년에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개념이 모호한 '초과현금(excess cash)'의 100%를 제시한 해외 반도체 기업보다 FCF를 기반으로 내놓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약속이 더 명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본지 8월20일 보도 [단독]삼성전자, 사상 최대 주주환원 100조 시대 공식화.."내년에 더" 참고)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환원 방안을 정하면서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존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약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20조3000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3분기에만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올해 경영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나머지 환원 방식과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FCF의 50%' 기준을 변경하지 않은 것은 전체 재원 자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가 40조원의 자사주 취득·소각 결정을 발표하면서 'FCF 50% 범위 내'였던 주주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바꿨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상징적 조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실상 50%를 기준으로 하되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다 강하게 드러내는 차원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 'FCF의 50%' 금액이 올해만 100조원을 넘어서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가 '50%'를 포함하는 '50% 이상'으로 기준을 변경한 건 시장과 주주들에게 실적 자신감과 신뢰를 보여주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내년 주주환원 규모는 올해보다 더 커질 게 확실시된다. '없어서 못 파는' 반도체 공급난이 2027년에는 더 심해지기 때문에 실적도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빅테크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는 올해보다 50% 이상 급증하는데 공급량은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FCF 전망치를 약 370조원(증권사 추정치 평균)으로 보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2027년 주주환원 규모가 올해보다 무려 80% 정도 뛴 180조원 안팎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모습. 2026.8.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일각에서는 최근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다른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이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들에게 내놓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하기도 한다. '50%'와 '100%'의 격차가 마치 주주환원 규모의 차이로 직결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FCF와 초과현금은 다른 개념으로서 직접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FCF는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각종 설비·장비 투자 금액 등을 차감해 계산된다. 재무제표에 따로 적시되지는 않지만 말 그대로 기업이 '손에 쥐는 현금' 개념으로 사용되며 산출 기준과 방식이 상대적으로 분명하다.

반면 초과현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등에서 일상적 영업활동과 투자를 위해 필요한 금액을 제외한 부분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인 계산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 특히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회사 측에서 판단하는 영역이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초과현금 100%'를 언급했을 뿐 세부적인 재원의 계산 방식과 계획 등은 내놓지 않았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에 약속했던 주주환원 정책의 기조 속에 폭발적 실적 성장을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하려는 구체적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3분기 실적 결산 등을 기점으로 추가적인 이행 계획 발표가 차례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신뢰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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