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수요 급증에 K케미칼 사업 구조 바꾼다

김지현 기자
2026.09.07 16:10

코오롱인더 mPPO 증설라인 시제품…OCI 반도체용 황산 생산능력 확대

국내 화학소재사 반도체 공급망 관련 사업/그래픽=이지혜

국내 화학소재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기존 범용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자 반도체 소재 사업을 키우며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등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약 340억원을 들여 증설한 경북 김천 2공장의 mPPO(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 생산시설에서 시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mPPO는 인공지능(AI) 서버에 사용되는 고성능 인쇄회로기판(PCB)의 원료인 동박적층판(CCL)의 핵심 소재로 절전 성능이 뛰어나다. AI 산업 확대로 CCL 수요가 늘면서 mPPO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파라 아라미드 사업도 AI 데이터센터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 파라 아라미드는 높은 강도와 탄성을 갖춰 광케이블의 인장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보강재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폴더블폰 소재로 쓰이는 CPI(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사업의 경우 최근 해외 신규 고객사들의 잇다 확보로 2018년 설비 완공 이후 처음으로 올 상반기에 흑자를 냈다.

반도체 생산에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전공정 소재도 화학업체들이 공략하는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용 인산을 생산하는 OCI는 올 3분기 내 생산능력을 기존 2만5000톤에서 3만톤으로 20%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사의 물량 증가와 신규 고객 확보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이다. OCI는 고순도 인산과 과산화수소, 초고순도 전자용 폴리실리콘, HCDS(반도체 공정 전구체) 등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전공정 소재를 보유하고 있다. 인산은 웨이퍼(반도체 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 식각 공정에, HCDS는 D램과 낸드플래의 박막 증착 공정에 활용된다.

도레이첨단소재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이형필름 역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간 신호 간섭을 막는 핵심 부품이며, 이형필름은 MLCC 제조 과정에서 세라믹층을 얇고 균일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공정용 소재다. 이에 대응해 회사는 이형필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현상액 핵심 원료인 TMAC(테트라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의 판매량이 늘면서 롯데정밀화학의 올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껑충 뛰었다. 롯데는 현재 세계 1위의 TMAC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8년 2분기까지 증설 등을 통해 생산량을 16%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시장을 노리고 있는 SKC의 유리기판 사업 자회사 앱솔릭스는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확보한 자금을 제품 평가와 고객사 인증에 투입할 계획이다. 생산 공정의 수율 개선과 품질 향상을 위한 일부 설비 및 장비 업그레이드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소재 업체들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추가로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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