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농지의 상속세를 신고할 때 유사매매가액이 없다는 이유로 공시지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훗날 농지를 매도할 때 예상치 못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한다. 유사매매가액 등이 없는 경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 공시지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감정평가액은 시가로 인정되는 항목 중에 하나이다.
농지는 아파트처럼 거래가 빈번하지 않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공시지가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지만, 이것이 세금 측면에서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상속세가 없는 경우 오히려 감정평가를 고려해야
상속재산에 배우자공제와 일괄공제 등이 적용돼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거나 '상속공제 범위 내'라면 상속재산의 가액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미래의 양도소득세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시지가가 4억 원이지만 실제 시세가 9억 원인 농지를 상속받은 경우, 상속 당시 시가를 감정평가해 9억 원으로 인정받더라도 상속공제 범위 내라면 상속세 부담에 차이가 없다.
반면 훗날 10억 원에 매도하면서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상속 당시 평가액이 취득가액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공시지가 4억 원으로 상속받았다면 5억 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하지만, 상속 당시 시가인 감정평가액 9억 원 기준으로 상속세를 신고한 경우 양도차익은 1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실제 업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 상속 당시에는 농지를 매도할 계획이 전혀 없어 공시지가로 상속받았던 의뢰인이 이후 해당 토지가 공익사업에 편입되면서 상당한 보상금을 받게 된 경우였다.
문제는 상속 당시 낮게 평가된 금액이 취득가액으로 남아 보상금과의 차이가 크게 발생했고, 결국 예상하지 못했던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필자가 직접 처리했던 그 사건에서 상속인이자 피수용자였던 분은 "당시에는 팔 생각도 없었고, 별안간 땅이 수용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한탄하며 뒤늦게 후회하며, 수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했다.
농지의 미래는 상속 당시 알 수 없다. 따라서 상속재산을 평가할 때는 '지금 상속세가 얼마인가'뿐 아니라 '나중에 얼마에 처분될 가능성이 있는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 상속세를 일부 부담하더라도 추후 양도소득세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조언하기도 하는데, 적용세율 등에서 훨씬 이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상속세 신고를 위해 실시한 감정평가의 수수료는 상속세 과세표준 계산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공제된다.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 크지 않은 농지라면 감정평가 비용까지 고려해 시가에 맞는 상속재산 평가를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
상속은 재산을 물려받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절세는 상속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되므로, 경험 많은 감정평가사와 가장 유리한 지점의 시가를 상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