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날개 단 삼성전자,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환율은 '복병'

최지은 기자
2026.09.23 15:58

D램 수요 폭증 지속·파운드리 가동률도↑…D램 가격 상승폭 둔화는 변수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03.18.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확대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번 경신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 역시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D램 가격 상승세 둔화와 원화 강세 영향으로 실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11조8175억원이다. 현실화할 경우 직전 분기 기록한 89조4924억원을 넘어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게 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분기 실적은 HBM4 판매 확대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인공지능) 플랫폼 '베라 루빈'향 HBM4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년도 HBM 공급 협의도 이미 마무리됐다.

D램 수급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갈수록 빠듯해지는 양상이다. HBM4 생산 비중이 확대될수록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D램 생산능력 중 HBM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33%, 2027년 40%로 확대되는 반면 범용 D램은 같은 기간 73%에서 65%, 57%로 축소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조 5000억 원, 매출 171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3.8%, 130.0% 늘어난 규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7.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특히 이달 기준 삼성전자의 서버용 고용량 범용 D램인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리드타임은 최대 52주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가 반도체를 주문해서 실제 제품을 받기까지 1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정상적인 시장 리드타임인 6주와 비교하면 8배 이상 긴 수준"이라며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은 단기 현상을 넘어 구조적으로 장기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HBM4 판매 확대는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HBM4에는 자사 파운드리 4나노(㎚·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베이스다이가 탑재된다. 현재 4나노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HBM4 베이스다이 생산에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세대 HBM4E에도 4나노 베이스다이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관련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점은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오를 전망이다. 두 자릿수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53~58%가량 올랐던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둔화했다. LTA(장기공급계약) 확대 역시 가격 상승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LTA는 중·장기 공급 가시성을 높이는 대신 계약 기간 동안 판매가가 시장 가격 변동에 즉각 연동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도 실적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삼성전자 매출 상당 부분이 달러로 발생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환산 실적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당기손익(법인세 효과 반영 전)이 약 4351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6월5일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1일 이후 줄곧 13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TA로 단기적인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상승 효과도 일부 상쇄될 수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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