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휩쓴 中전기차, 이번엔 유럽…현대차그룹 '턱밑'까지 왔다

강주헌 기자
2026.09.28 18:20
부산모빌리티쇼 언론 공개행사가 열린 지난 6월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BYD코리아가 독자적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DM-i'(Dual Mode-intelligent)를 국내 처음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럽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현지 생산까지 본격화될 경우 브라질 시장처럼 점유율이 한 단계 더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완성차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와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8월 유럽(EU·EFTA·영국) 시장에서 BYD·체리자동차·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3사의 합산 판매량은 6만988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2.1%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은 6만2620대로 9.2% 줄었다. 1년 전만 해도 3사 점유율은 4.4%로 현대차그룹(8.7%)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8.4%로 현대차그룹(7.5%)보다 0.9%포인트 높았다.

월별로 보면 지난 4월까지는 현대차그룹이 앞섰지만 5월 3사 합산 판매가 9만319대로 현대차그룹(8만6444대)을 넘어선 이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BYD가 지난달 2만6007대로 127.9% 늘면서 30% 감소한 현대차 브랜드(2만6228대)와의 차이를 221대로 좁혔다. 기아는 3만6392대로 15.5%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이 68만6252대로 3사(67만2260대)보다 1만3992대 많았다. 다만 이 기간 현대차그룹 판매가 1.9% 줄어드는 사이 3사는 95.9% 늘었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 부진을 수출로 메우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21% 줄었지만 수출은 609만9000대로 71% 늘었다. 수출 물량 가운데 전기차(신에너지차) 비중은 54%다.

업계에선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의 사례가 유럽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라질 내 중국 브랜드 합산 점유율은 2024년 6.9%에서 올해 1~8월 17.8%로 올랐다. BYD와 창청자동차(GWM)이 각각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을 인수해 현지 생산에 나선 뒤로는 지난해 3분기 10%에서 지난달 23%까지 뛰었다. BYD 한 곳의 점유율만 해도 2024년 3.1%에서 올해 1~8월 7.8%로 높아졌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7월 전기차 완성차 수입관세를 35%로 올렸지만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중국 업체들의 확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브라질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밀려난 상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의 한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84만달러로 전년 대비 78.1%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산은 8억5148만달러였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 전기차 판매량의 82.3%를 BYD와 지리 두 곳이 차지했다.

유럽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현지 생산이 본격화된다. BYD는 헝가리 공장 양산을 1년 늦춰 올해 4분기로 잡았고 체리는 스페인에서 닛산 공장을 활용한 합작 생산에 들어갔다. 스텔란티스와 유럽 판매 합작법인을 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는 올해 하반기 스텔란티스 스페인 공장에서, SAIC는 2028년 스페인 신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EU(유럽연합)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와 최저가격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 차량은 대상이 아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현지 생산이 증가하는 2027~2028년에는 방어막이 약화되고 브라질에서 확인된 점프가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며 "경쟁 심화는 판매대수보다 판매단가와 인센티브에서 먼저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