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ESS용 'AI 에이전트' 첫 공개…배터리 3사 폭풍질문 오가

최경민 기자, 박한나 기자, 김도균 기자
2026.11.01 15:09

[SEP 2026]

김현태 LG에너지솔루션 ESS 상품기획·전략담당 상무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 AI골드러시-AIDC 전력계통에서 '하드웨어에서 지능형 플랫폼으로: ESS 시장 선도할 S/W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LG에너지솔루션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경쟁사의 배터리 등까지 다 통합하는, 독립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김현태 LG에너지솔루션 ESS(에너지저장장치) 상품기획·전략담당 상무가 콘퍼런스 발표를 끝낸 후 이같은 질문이 객석에서 나왔다. 질문자는 삼성SDI의 직원이었다.

김 상무는 발표에서 배터리 하드웨어 바탕에 차별화한 '소프트웨어'를 더해 ESS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ESS 전용 소프트웨어 에어로스 트레이딩(AEROS Trading)에서 활용 가능한 AI 분석 에이전트 '엔스워(Enswer)'를 처음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루 전과 실시간 시장 가격 차이를 보여주고, 지금 규제에서 유리한 입찰 전략을 분석해줘"라고 질의하면 근거 데이터와 함께 전략까지 제안한다.

이런 계획에 대해 경쟁사인 삼성SDI의 관계자가 질문을 남긴 것이다. 김 상무는 "좋은 질문"이라며 "시작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종속된 솔루션을 가지고 개발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여타 다른 메이커의 배터리를 가지고도 같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솔루션들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사용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서 가용 에너지 예측 오차를 2% 내로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거의 근접한 상황"이라며 "쓸 수 있는 에너지를 1%라도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유연한 보증으로 제약 없이 최대 수익을 내도록 지원하겠다. 1달러, 혹은 5달러를 더 주더라도 향후 100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같이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석 삼성SDI 글로벌 TPM1팀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 AI골드러시-AIDC 전력계통에서 'AI 시대 전력의 두 가지 벽, 배터리가 여는 해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콘퍼런스에서 삼성SDI는 B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장치(BBU) 등 세 가지 솔루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삼성SDI는 이 세 가지 분야의 배터리를 모두 공급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업체다. 기존 비상전원용에서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변동에 대응하는 고출력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장석 삼성SDI 글로벌 TPM1팀장(상무)는 "UPS와 BBU용 배터리의 자사 시장 점유율은 각각 40~50%"이라며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여러 데이터센터의 부하가 완충 없이 그대로 그리드에 연결되면 계통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 많은 하이퍼스케일러가 BBU, UPS, BESS 같은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라고 힘을 줬다.

발표 후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가 AI의 부하 변동성에 슈퍼커패시터가 새로운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자 현 상무는 "커패시터 같은 경우는 가격이 너무 올라가고, 밀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터리만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대진 SK온 ESS 사업실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 AI골드러시-AIDC 전력계통에서 'SK온의 Global ESS 사업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K온은 중국 기업과 가격으로 정면 대결하는 대신 유리한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미국 102GWh(기가와트시), 한국 21GWh, 유럽 48GWh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ESS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비중국산'을 앞세우고 유럽에서는 셀 생산을 추진하면서 모듈과 시스템은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공급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최대진 SK온 ESS 사업실장은 "중국에서 중국 소재를 사용하고 현지 인력을 활용해 생산하면 4시간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기준 ㎾h(킬로와트시)당 80~90달러 수준이지만 미국에서 생산하면 150~160달러까지 올라간다"며 "중국 업체와 가격으로 정면 승부해 이길 수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없기에 각국의 규제와 시장 상황에 맞춰 현지 생산 및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우치형에 강점이 있는 SK온이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각형'을 많이 쓰는 ESS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을 해나갈지에 대한 질문에는 "각형 기술을 갖고 있지만, 안전성의 경우 하드웨어만 가지고 결정되는 게 아니다"며 "소프트웨어 등으로 안전성을 추가적으로 더 확보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 AI골드러시-AIDC 전력계통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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