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제성에 이런 럭셔리"..제네시스 회심작 'GV80 HEV'[시승기]

유선일 기자
입력 2026.11.07 06:30 수정 2026.11.07 06:30
GV80 하이브리드/사진=제네시스

럭셔리 자동차에 '경제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일까.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 GV80 하이브리드는 이런 물음에 단호히 "아니다"고 말한다. 7000만원대 중반 출고가(개별소비세 5% 기준 7680만원)의 이 모델은 복합연비 12㎞/ℓ(19인치 2WD 5인승 모델 기준)까지 갖춰 높은 경제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제네시스 고유의 고성능, 고급스러운 감성을 그대로 살려 말 그대로 '3박자'를 갖췄다.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를 2WD(후륜구동)와 AWD(4륜구동) 모델로 각각 내놨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소비자는 AWD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네시스 입장에선 2WD 모델까지 출시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다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2WD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번에 편도 약 167㎞에 달하는 서울-대전 구간을 왕복한 시승 모델도 2WD 모델(19인치 휠)이었다.

시승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높은 연비다. 서울에서 출발해 대전의 도착지를 2.2㎞ 남은 상황에서 운전석 디스플레이에 찍힌 연비는 리터(ℓ)당 15.7㎞였다. 대전에서 다시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길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았고, 정체도 적어 고속주행이 많았는데 이때도 연비가 15㎞/ℓ 가까이 나왔다.

여기에서 간과하기 쉬운 장점은 '조용함'이다. 보통 하이브리드차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엔진을 자주 켜고 끄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소음·진동이 발생한다. GV80 하이브리드는 이런 부분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저속으로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도, 시속 120㎞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도 제네시스가 정숙성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즉각 체감할 수 있었다. 일부러 틀어둔 클래식 음악은 주행 내내 선명하게 들렸다.

GV80 하이브리드/사진=유선일 기자

제네시스는 차량이 주차 후 다시 출발할 때 엔진 구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진동·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발 직후 초기 약 30㎞/h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모터를 활용한 'EV(전기차) 모드' 주행을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또 신호등이 많은 시내 도로를 주행하거나 정체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도 EV 모드를 최대한 활용해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을 구현했다.

제네시스에 기대한 승차감은 예상한 그대로다. 우선 EV 모드에서도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아 속도를 높이면 고급차 특유의 '묵직한 가속'이 체감됐다. 제네세스는 연구소 자체 시험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약 7.1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내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저속에선 마치 과속방지턱 높이가 낮아진 듯 부드럽게 통과했고, 다소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도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바퀴가 장애물을 넘으며 위로 움직이는 압축 방향과 다시 내려오는 인장 방향의 감쇠력을 각각 소프트와 하드로 제어할 수 있는 신기술 덕분"이라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양쪽 감쇠력을 부드럽게 조절해 충격을 흡수하고,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높여 차체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실내 공간은 4인 가족이 이용해도 넉넉한 수준이다. 필요시 여닫을 수 있는 선루프가 공간감을 더했다. GV80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게 전장 4950㎜, 전폭 1975㎜, 전고 1715㎜, 축간거리 2955㎜를 구현했다. 3열 좌석이 없는 이 모델은 트렁크 공간 역시 골프 클럽을 여러 개 넣어도 충분할 만큼 넉넉해 보였다.

하이브리드에 특화한 각종 기능은 만족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시동을 켜지 않고 배터리 전력만으로 공조·멀티미디어 등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 배터리 전력으로 다른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이 대표적이다. 재미 삼아 워셔액을 분사하며 작동해 본 전면 와이퍼는 제네시스가 얼마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GV80 하이브리드에 적용한 '워셔 일체형 플랫 블레이드'는 전면 와이퍼에 워셔액 분사구를 통합해 워셔액 분사에 의한 시야 가림을 줄였다. 또 분사 구간을 정교하게 제어해 워셔액 소모량을 기존 대비 2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GV80 하이브리드 실내/사진=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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