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불투명한 업황 속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단체 관광객 감소, 면세점 외 쇼핑 채널 다변화 등의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면세 구역 사업자로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확정됐다. 롯데는 DF1(향수·화장품) 구역, 현대는 DF2(주류·담배) 구역을 낙찰받았다.
롯데와 현대는 무리한 외형 확장이나 출혈 경쟁보다 수익성 관리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방한 외국인이 증가하고 해외여행도 활발해지면서 면세점을 찾는 발걸음은 늘었지만 매출은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고객 수는 2948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12조5340억원으로 전년대비 11.9%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매출 24조858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외국인 매출 감소가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은 1091만명으로 전년대비 16.9% 늘었다. 반면 외국인 매출은 9조3333억원으로 16% 줄었다. 내국인 매출은 3조2007억원으로 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면세점 매출로 이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전통적인 외국인 쇼핑 채널이었던 면세점 외에도 로드숍, 백화점 등 선택지가 다변화된 영향이다. 이른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불리는 로드숍이 K푸드·뷰티 체험형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소비 흐름이 옮겨가고 있다. 또 '큰손'으로 통하던 중국 따이궁(보따리상)과 단체관광객 대신 개별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명품이나 고가 화장품 수요도 줄었다.
이에 롯데와 현대는 수익성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선정 과정에서 객당 임대료로 롯데는 1인당 5345원, 현대는 5394원을 써냈다. 2023년 신라와 신세계가 제시했던 8000~9000원대보다 40% 낮은 수준이다.
유통업계에선 임대료가 수익성에 직결되는 만큼 객당 임대료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추세다. 사업자는 이용객 1명당 일정 금액을 공항공사에 지급하는데, 이용객이 늘면 매출이 늘 순 있지만 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행객 증가가 면세점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사업자 부담만 커지는 구조에서 수익성 방어를 더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앞서 해당 구역의 기존 운영사였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임대료 부담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출국객 수가 늘면서 임대료는 증가하고 있으나 매출로 전환되지 않으면서 고정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