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위기에 허리띠 졸라 맨 유통사...투자, 고용 다 줄였다

유엄식 기자
2026.03.30 16:25

대형 유통사 시설투자 줄이고, 직원 수도 감소

(안산=뉴스1) 김영운 기자 = 홈플러스 안산고잔점 폐점을 사흘 앞둔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홈플러스 안산고잔점의 매대가 텅 빈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서울 시흥점, 경기 안산고잔점, 인천 계산점, 충남 천안신방점, 대구 동촌점 등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2026.1.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안산=뉴스1) 김영운 기자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경영 전략 중심축이 '확장'에서 '생존'으로 옮겨갔다. 유통법에 따른 영업규제로 장기 침체기를 겪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뿐 아니라 최근까지 성장 가도를 달렸던 백화점과 편의점 업계까지 인력 감축과 점포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3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이마트 직원은 1473명, 롯데쇼핑 직원은 1120명 각각 줄었다.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직원 3474명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대형마트 업계에서만 직원 5000여명 이상이 순감한 셈이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와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성장, 의무휴업일 등 각종 영업규제로 사면초가에 몰린 대형마트 업계가 생존의 돌파구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대형마트 호황기인 2000년대 초반 취업한 캐셔(계산원) 인력의 정년퇴직 확산과 점포 무인화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백화점과 편의점 업계도 투자와 고용을 줄이며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작년 투자액이 5659억원으로 전년(1조1485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일회성 비용인 광주신세계 부지 매입비 5031억원을 제외해도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신세계에선 지난해 40여명의 직원이 순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편의점, 홈쇼핑,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투자액이 3177억원으로 전년 투자액(5577억원) 대비 약 43% 줄었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올해 예상 투자 규모를 3299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책정한 투자 규모(4036억원)와 비교해 약 18% 줄인 것이다.

서울 소재 편의점. /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편의점 업계는 무리한 점포 수 확장을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며 "매출이 부진한 소규모 점포는 줄이면서 대규모 점포는 시설 투자를 통해 확장하는 전략을 쓰면서 전반적인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적자가 누적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도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5만3604개로 1년 만에 1590개 감소했다. 2024년 36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 수가 순감한 뒤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이다.

가맹점뿐 아니라 편의점 본사 인력도 줄이는 추세다. 지난해 GS리테일은 150여명, BGF리테일은 250여명 직원 수가 감소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희망퇴직을 통해 전년 대비 직원 수가 수 십여명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유통사가 생존하려면 이런 경영 효율화와 함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선 △고객의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특화 공간 △단독·특화·균일가 상품 개발 △퀵커머스(신속배송) 기지 활용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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