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불거진 이른바 '멸균우유 품질조작 사건'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제품은 애초에 국내에 수입·유통된 이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외교부와 공조해 최근 폴란드 정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공식 답변을 확보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폴란드 수사 당국이 해당 내용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사건과 연루된 제품은 한국에 유통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언론 등을 통해 폴란드 일부 낙농가가 원유에 물을 섞어 납품량을 부풀리고, 검사기관 관계자가 품질검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70여명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알려졌다. 사건 규모가 큰 데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수입 멸균우유 대부분이 폴란드산이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품질을 우려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2018년 발생한 사안을 현지 수사기관이 최근 기소한 건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폴란드산 멸균우유 제조사와는 전혀 무관하며기소 대상 업체 제품은 애초 한국으로 수출된 적이 없다. 식약처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폴란드 정부를 통해 교차 검증했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고물가 속 수입 멸균우유 소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원산지와 품질에 대한 민감도도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해외산 멸균우유 수입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올 1월부터 미국산, 한-EU FTA에 따라 이달부터 유럽산 멸균우유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 1~7월 멸균우유 수입량은 총 2만4727톤으로 이미 2021년 연간 수입량(2만3199톤)을 넘어섰다.
특히 수입 멸균우유 시장에서는 폴란드산이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폴란드산 멸균우유 수입량은 2만2536톤으로 전체의 91.14%에 달한다. 국내 유통 중인 수입 멸균우유 10개 중 9개가 폴란드산인 셈이다. 이어 2위 호주(683.9톤·2.77%), 3위 영국(655.7톤·2.65%) 등이 뒤를 이었으나 폴란드산에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편 해외 멸균우유의 공세가 거세며 국산 유업계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제품 차별화로 대응에 나섰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프리미엄 유제품과 대용식 시장을 겨냥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매일유업은 식물성 음료를 미래 성장의 축으로 삼았다. 대표 제품인 '매일두유'를 포함한 두유 8종, '아몬드브리즈' 6종, 오트 음료 5종 등 총 19종의 식물성 음료 라인업을 구축하고 제품 개발에 주력 중이다.
남양유업은 대표 브랜드 '불가리스'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발효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통해서는 식사대용 쉐이크와 고단백 제품 등으로 라인업을 넓히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프리미엄 흰 우유를 중심으로 발효유, 케어푸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며 시장 지배력 수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