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랜드마크81에는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엔 이른 오전 11시부터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는 매장이 있다. 국내 치킨 브랜드 bhc가 베트남에 두번째로 문을 연 베트남 2호점 얘기다.
지난달 26일 방문한 이 곳은 점심시간 한시간 전부터 자리가 차기 시작했고 직원들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메뉴는 한마리 단위로 판매하는 한국과 달리 부위별로 판매하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뿌링클, 맛초킹 등 인기 치킨메뉴 6종을 비롯해 떡볶이와 치즈볼같은 메뉴 구성은 한국과 차이가 없었다. 손님들이 위생적이면서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비닐장갑을 주는 것도 비슷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자 치킨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손님이 눈에 띄었다.
1마리 가격에 소량 메뉴를 여러개 주문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손님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고객은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며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링 웨이제이 레이너(Ling Wei Jie Rayner) 총지배인은 "주요 고객층은 16세부터 30세"라며 "넓은 매장과 감각적인 인테리어 등도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맛은 한국에서 먹었던 bhc 그대로였다. 한국에서 적용하는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왔다는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한국에서보다 치킨의 크기는 조금 더 컸고 육즙도 풍부했다. 레이너 총지배인은 "경쟁사 대비 가격이 다소 높지만 냉장 닭을 사용하는 만큼 맛과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bhc는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젊은 인구가 많고 K콘텐츠를 통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외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남화연 다이닝브랜즈그룹 해외사업본부장은 "현재 호찌민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11월 3호점 오픈에 이어 향후 하노이와 다낭 등 주요 도시로 넓혀갈 계획"이라며 "10년 안에 매장 50곳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출점 과정에서는 상권별 고객 특성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1호점은 대학생과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주거 밀집지역에, 2호점은 고급 주거단지와 호텔, 오피스 등이 모인 곳에 자리 잡았다. 현지인의 일상적인 외식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매장 운영과 마케팅에도 현지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했다. 고객이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음식을 직접 받아 가는 제한적 서비스 레스토랑(LSR) 운영 방식을 도입하고 젊은 소비층이 즐겨 쓰는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펼친다.
남 본부장은 "매장 수를 급하게 늘리기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쌓아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쌓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