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압승하며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주요 교역국에 대한 높은 관세율을 적용했던 통상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견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주요 교역국에 막무가내식 관세를 부과하고 통상 압박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수출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했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의회 차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과정과 경제적 효과를 검증하고, 관세정책에 대한 청문회와 조사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만일 관세정책에 변화가 일어나면 K푸드와 K뷰티를 비롯한 국내 소비재 기업들에 기회가 된다. 미국은 이미 CJ제일제당과 농심, 삼양식품 등 K푸드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푸드의 대미 수출액은 10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라면과 과자, 김치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라면 수출은 24.4% 증가하며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K뷰티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1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은 23억5000만달러로 40.6% 늘었다. 미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K푸드와 K뷰티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완화되거나 통상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수출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무엇보다 K브랜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대비 품질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K푸드는 라면과 냉동식품, 소스 등으로 소비층을 넓히고 있고, K뷰티는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미국 대형 유통망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을 앞세운 한국 제품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당장 바뀌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부권이 있고 행정부가 기존 법률에 근거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도 상당 부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관세 철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함선옥 K푸드산업혁신협회장(연세대 교수)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패해 관세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K푸드를 비롯한 K브랜드 소비재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선거 이후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라는 큰 틀의 통상정책이 바뀌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