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가 쿠팡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회사 측에 부과한 6200억원대 과징금 중 4200억원만 행정 집행 처분을 허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6일 쿠팡이 개보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에 대해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시했다. 효력이 정지된 처분은 과징금 2011억원과 관련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 등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해당 처분의 효력으로 인해 쿠팡 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됐다"고 밝혔다.
전일 같은 법원 행정4부는 개보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 4235억원에 대해선 인용 결정한 바 있다. 해당 재판부는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에 대해선 효력 정지를 결정했지만, 과징금 부과 처분은 "신청인(쿠팡)이 입게 되는 손해는 금전보상으로 원상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보위는 지난 6월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를 대상으로 총 62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약 3300만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선 4235억원, 타사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 등에 대해선 2011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적용했다.
쿠팡은 이후 개보위의 공식 처분 통지서를 송달받은 직후 법원에 각 사건에 부과된 과징금과 시정명령에 대한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행정 처분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이 이번에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은 두 건의 행정처분이 별개 사건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4235억원의 과징금을 인용한 건 개보위 판단이 맞는다는 걸 인정한 게 아니라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금전손실의 원상회복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달았다. 만약 개보위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 쿠팡이 기납부한 과징금은 물론 납부 기간에 따른 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단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쿠팡은 관련 1심 판결 전까지 과징금 4235억원을 6회에 걸쳐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실적에 관련 비용을 손실로 반영했다. 예상보다 분할 납부 금액이 줄었지만, 소송 결과를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집행 처분이 정지됐더라도 해당 금액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쿠팡은 정보유출 과징금 관련 법원 결정에 대해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대응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