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혼 페널티 해소보다 '사다리' 복원을

머니투데이
2026.08.10 04:01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른바 '결혼 페널티' 정책에 대한 전면적 개선을 지시했다. 잘못된 제도 설계가 낳은 '역인센티브 효과'를 제거하고 청년들이 혼인신고로 겪어야 했던 불이익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22개 과제는 전세자금 대출,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 최초 구입시 세금 등 부동산·주거 정책에 집중됐다. 실제로 그동안 주거 금융과 세제 기준은 시대착오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혼 가구일 때는 무난히 충족되던 대출 소득 요건이 혼인신고를 거쳐 맞벌이 부부가 되는 순간 합산 소득 기준에 걸려 박탈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청년들에게 결혼이 곧 '경제적 손해'라는 확실한 부정적 신호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결혼식은 올리되 혼인신고는 미루는 '위장 미혼'이 재테크 전략이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제도적 모순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단순히 한정된 자원을 기혼자에게 더 많이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청년층의 절망감을 치유할 수 없다. 결혼 페널티를 해소하겠다며 미봉책만 내놓을 경우 또다른 모순을 낳게 된다.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고소득 구간까지 무리하게 넓힐 경우 정작 지원이 시급한 취약계층 대신 대기업 맞벌이나 부모 찬스가 가능한 고소득 자산가 부부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 동시에 1인 가구나 비혼 출산 가구 등 다변화된 가구 형태가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되는 또 다른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층의 불만을 결혼 페널티에 국한해서도 안 된다. 더 근본적으로는 직장 근처에서 전·월세로 시작한 뒤 돈을 모아 내집을 마련하는 '주거사다리'가 끊어졌다는 데 있다. 최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후 청년들의 실망이 커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거주 주택에 대한 증세가 예고되면서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청년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퇴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22개 과제 정비를 시작으로 혼인여부와 상관 없이 청년 세대 전반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주택 청약 특별공급 물량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소득요건도 1인 가구까지 고려해 현실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수요자를 옥죄는 가계대출 규제와 전월세난을 부르는 세금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 결혼에 불이익을 주는 잘못된 '마이너스 제도'를 '제로(0)'로 돌려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청년의 주거사다리를 복원하고 민생 경제 전반의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는 개혁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이재명-대통령-‘결혼-패널티-해소’-22개-과제/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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