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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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Mithos)'가 촉발한 해킹 충격으로 주요국 정부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민·관·군 주관 부처에 대응 강화를 주문했고, 과기정통부와 금융당국도 통신·플랫폼·보안·금융권의 보안 책임자들을 불러 AI 해킹 위협을 점검했다. 미국은 재무부와 연준이 월가 주요 은행 CEO들을 소집해 AI 기반 사이버위협을 논의했고, 영국도 국가사이버보안센터와 AI 안전연구소를 앞세워 금융당국·은행권이 긴급 점검에 나섰다. 보안성이 높기로 유명한 오픈BSD 운영체제에서 27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취약점을 단숨에 찾아낸 미토스는 인간이 찾지 못한 논리적 오류를 AI가 포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탐지를 넘어 공격 시나리오 설계와 악성 코드 작성까지 지원하는 단계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AI 대 AI'의 방어 체계로 전환하지 않으면 속도와 규모 면에서 공격을 감당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 전력망·금융시스템·통신 인프라·의료·교통 등 어떤 영역이든 무차별적인 '대량 해킹'의 표적이 될 수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300조원을 넘어서고 불과 3개월 만에 100조원 늘었다.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ETF 순자산은 176조원으로 44%를 차지한다. ETF 투자금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다시 투자금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스피 6000' 탈환에도 ETF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부동산에 치우쳐 있던 재테크 패러다임이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해 실시한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재테크 방식으로 주식이 부동산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자 30. 7%가 ETF에 투자하고 있었다.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투자가 쉽다는 점은 ETF의 장점이지만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구조가 복잡하고 위험한 상품에도 쉽게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TF 투자 경험자 가운데 이런 고위험 ETF 투자 경험이 있다는 비율이 42%에 달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역단체장과 보궐 국회의원 후보 공천 이슈 등에 가려졌지만 각 지역 교육감 선거는 예비후보들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이 없지만 여야 후보와 런닝메이트 성격으로 인식된다. 이때문에 진보, 보수진영 예비후보들간 단일화 이슈까지 불거져 현금복지와 선심성 공약이 줄을 잇는다. 대표적인 곳은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이 후보로 나선 경기도 교육감 선거다.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현 경기교육감은 고3 학생의 운전면허 취득비 30만원 지원을, 교육부총리 출신의 유은혜 예비후보는 고교생 대상 연 10만원의 '청소년 교육기본소득' 지급을 약속한다. 서울에서도 정근식 현 교육감이 유아 무상교육 공약을, 정 교육감과 한만중 예비후보는 초·중·고등학생 교통비 전액 지원을 내걸었다. 주요 시도 모두 비슷한 상황이고 각 공약 이행에는 수십억에서 천억원대의 돈이 들어간다. 이처럼 '일단 뽑히고 보자'며 유권자 표심을 자극하는 현금 공세 공약 때문에 인프라 확충이나 학력 신장, 교육 과정 혁신 등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가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으로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세전 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45조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00만 주주들에게 지급한 총배당금인 11조1000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작년 삼성전자가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37조7000억원보다도 많다. 대규모 투자에 집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과도한 성과급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될 수 있다. 한 술 더 떠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18일 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칩플레이션'이 도래하기 전부터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보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없었다. 올해 초 TSMC 이사회는 작년 직원 성과급으로 2061억대만달러(약 9조4800억원)를 책정했다.
청년실업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특히 청년 남성들이 고용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조사결과 25~34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89. 9%에서 2025년 82. 3%로 7.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 청년층은 52. 4%에서 77. 5%로 25. 1%포인트 상승해 대조적이었다. 구직활동의 거듭된 실패에 따른 자의반 타의반의 결정이었겠지만 구직활동보다는 쉬었음을 선택한 남성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2월 청년 실업률은 7. 7%로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청년 남성들의 고용충격은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 산업구조 변화, 인공지능(AI)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자리 시장에서 청년 남성 이탈 추세가 지속되면 가정내 고립 증가, 혼인률 감소 등 중장년층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줘 성장잠재력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일단 청년 남성들을 고용시장으로 끌어내는게 우선이다. '장기 쉬었음' 청년에 대한 고용 지원금, 인턴십 등을 통해 일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재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지난 1분기 산업현장 사망자가 1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5% 감소했다.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적다. 고용노동부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중대재해 근절 의지를 토대로 점검·감독을 확대하고 민관 협업을 강화한 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숫자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개선이라고 보기는 이르다. 사망자는 건설업에서 45. 1% 감소했는데, 건설업 불황이 적잖이 기여했다. 현재까지 나온 통계를 보면 건설업 생산은 지난해 16. 5%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월 7. 1% 감소했다. 2월 1.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회복은 요원하다. 주택건설 인허가가 올해 1월과 2월 각각 26%, 12% 감소해 공사 현장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취업자는 1,2월 전년 동월대비 각각 2만명, 4만명 감소했는데 산재 위험이 높은 현장직 위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작년 1분기 건설업 사망자가 7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석유제품 가격 상한을 지정하는 최고가격제의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13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3원으로 이란전쟁 발발 전 1700원선에서 약 17% 올랐다. 같은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 세금이 석유제품 소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해 소비자들이 위기에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석유관리원 통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이후 주유소 석유제품 판매가 오히려 증가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추경에 4조2000억원을 배정했는데 정유업계는 이달 말까지 최고가격제가 이어지면 손실 규모가 이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본다. 급기야 휘발유가 한국보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란전쟁 직전 갤런당 4. 7달러 수준에 머물다 이달 초 6. 1달러까지 올라갔다. 원화로 환산하면 리터당 2400원 정도 된다.
호주가 작년 말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세계 최초로 전면 금지한 이후 전 세계에서 청소년의 SNS 이용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최초로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금지했다. 유럽연합(EU)에선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 국가가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와 유튜브 운영사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수 천 건에 달한다. 이들은 이미 SNS 첫 재판에서 패소했다. 지난 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은 6살때 시작된 SNS 중독으로 우울증·거식증을 앓았다고 주장한 20세 여성이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측 대리인은 메타와 구글이 플랫폼을 이용자가 거부하기 어렵게 설계함으로써 중독에 취약한 젊은 이용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메타와 구글에 총 600만달러를 원고에게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국내에서도 청소년 SNS 사용 규제에 관련된 검토가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의견차가 팽팽했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귀국길에 올랐다. 당분간 장기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내일 전쟁이 멈추더라도 파괴된 시설 복구와 물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세계경제의 충격은 커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를 "1970년대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스 쇼크를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한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기"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역시 이란 사태를 계기로 "세계 경제는 더 높은 물가와 더 낮은 성장이라는 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경제는 이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채 하루 10원 안팎의 변동폭이 일상화됐다.
A씨는 양돈 농장을 물려받고 가업상속공제 신청을 해 상속·증여세를 감면받았다. 하지만 얼마 뒤 세무서로부터 3억원을 추징당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가업상속공제는 60세 이상의 부모가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을 승계한 경우 600억원을 한도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는 특례 제도다. 모든 업종이 다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이나 광업, 건설업은 전체가 대상이지만 농림어업은 작물재배업만, 그중에서도 종자·묘목생산업만 해당한다. 양돈농장, 즉 축산업은 대상이 아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상속·증여세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는 "작물재배업은 되고 축산업, 양식업은 안된다는 얘기"라며 "현장을 모르는 비현실적 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고 지적한 게 알려지면서 가업승계공제가 화제가 됐다. 지적대로 주차장업은 부동산 비중이 커 위장 공제에 활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런 주차장도 되는데 농업은 극도로 좁은 범위만 해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정부는 공제 대상 업종을 기술·노하우 이전 필요성이 큰 분야 중심으로 재정비해 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정답은 아니다.
중동전쟁 발발 후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365억5000만달러(약 54조원)를 국내 증시에서 빼갔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위험 회피와 차익 실현 매도로 3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증시 중 유독 코스피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이 우려된다. 중동전쟁 이후 4월 7일까지 코스피지수의 평균 일중 변동성은 3. 8%로 중국(1. 3%), 대만(2. 3%), 일본(2. 4%)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지수보다 높았다. 변동성 증가로 시장 안정화 조치인 사이드카 발동도 빈번해졌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13번, 코스닥에서는 9번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빚투'가 우려스럽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3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5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은 신용을 통한 투자가 주가 조정시 하락폭을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우려했던 혼란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대기업 최초로 포스코에 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일부 인정하고, 양대 노총 소속 하청 노조들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까지 인용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는 한 사업장의 분쟁을 넘어 원·하청 노사관계의 교섭 방식 자체를 뒤흔드는 예고편이다. 노동위가 상급 단체 차이와 갈등 가능성을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를 폭넓게 허용하면서 다중 교섭이 사실상 일상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교섭 기간이 길어지고 파업 리스크가 상시화되면 한국형 원·하청 구조의 강점이었던 빠른 공정 전환과 납기 대응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모호한 사용자성 기준 탓에 기업은 공정을 개편하거나 신규 투자를 추진할 때마다 법적 판단과 판례를 확인해야 하고, 그 사이 투자와 채용 결정은 멈춰 선다.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장기 교섭과 소송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