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구축효과와 시스템 위험[MT시평/김성재]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6.09.11 02:00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지난 7월 아마존은 250억 달러의 대규모 장기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최장 만기 40년의 채권에는 국채 수익률에 더하여 0.7%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3월 370억 달러의 채권 발행에 이어 4개월 만에 시장에 복귀했지만, 연이은 발행으로 투자자의 피로감은 상당했다.

공급 물량 누적으로 채권발행 초과 청약배수가 과거 3~4배 수준에서 1 배수 중반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아마존은 AI 데이터선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 등 2000억 달러 규모 자본지출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빅테크의 대규모 채권발행은 아마존에 그치지 않는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은 2024년 연간 200억 달러로 전체 투자적격등급 채권 발행의 2%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격화한 2025년 5개사의 채권발행은 940억 달러로 급증했다. 증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년 7월까지 이들의 채권 발행 총규모는 1320억 달러였다. 이는 전체 투자적격 채권 발행의 11%에 해당한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자본지출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작년 4160억 달러였던 AI 인프라 지출은 금년 7770억 달러로 늘어나고 2027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도 더불어 늘어나 시장 수급이 악화할 전망이다.

최근 알파벳은 잉여현금흐름이 1분기 101억 달러 플러스에서 2분기에 59억 달러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던졌다. 알파벳은 391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영업활동으로부터 창출하였지만, 이를 훨씬 상회하는 449억 달러의 자본지출로 현금흐름 악화에 직면했다.

알파벳의 2분기 장기차입액도 982억 달러로 전년 말 대비 2배로 늘어났다. AI 인프라투자가 재무구조 전반의 건전성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현금부자로 통하던 아마존과 메타의 잉여현금흐름도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급증한 자본지출을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클라우드 영업이 급성장한 마이크로소프트만 근근이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감소하면 주주환원에 투여할 자금이 부족해진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공급 급증으로 채권시장의 매수여력이 고갈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국채에 버금가는 신용도로 시장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그 여파로 최근 시중금리는 연일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심지어 국채 매수 여력까지 감소해 미 국채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이퍼스케일러의 네트워크와 AI 성장성에 대한 환상이 결합해 국채를 밀어내는 역 구축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서버 하드웨어 업체∙클라우드 제공자,최종 모델 개발사가 사모펀드(PE) ∙인프라펀드 및 은행과 연계한 거대 레버리지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고금리 지속으로 네트워크의 한 곳에 구멍이 생기면 시스템 전체가 위협받는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이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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