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한은 공조로 정책 엇박자 피해야

머니투데이
2026.09.29 04:05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신현송 총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처음 마주 앉았다. 한은은 물가와 가계부채,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해 긴축에 나서고 정부는 8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과 미래투자를 앞세운 확장 재정에 나선 시점이다. 시장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이 엇갈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새 경제팀과 통화당국의 수장이 만난 것이다.

한은은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3.0%까지 끌어올렸다. 중동전쟁발 고유가가 물가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과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득과 수요가 늘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동률이었다. 한은이 성장세 회복에도 선제적으로 긴축에 나선 배경이다.

반면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확장적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사상 최대치인 821조원 규모로 짜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초과세수도 60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 등을 바탕으로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성장동력과 청년·지역·인재 등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졌지만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물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게다가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48%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도 1996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4.5%를 돌파하며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유가와 물가 불안으로 전 세계 장기금리가 뛰는 상황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이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줘서는 곤란하다. 두 수장이 금융·외환·부동산시장의 연계성을 통합 점검하고 위험요인을 조기에 식별·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시장상황점검회의 등 기존 협의 채널도 보다 실효성 있게 가동해야 한다. 두 수장의 만남이 의례적인 인사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말보다 일관딘 실행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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