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취소'에 대한 미련이 남은 듯하다. 지난해 18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특검의 기존 기소 사건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부탁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주는 데서는 물러선 셈이다.
그러나 "공소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대신 "그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처리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기자가 "임기 뒤 재판을 받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모범답안을 제시했지만, 대통령은 끝내 답하지 않았다.
향후 '혐의 지우기'가 이뤄질 수 있는 경로는 무엇일까.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는 '조작기소 특검과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를 통한 공소취소다. 특검이 과거 검찰의 기소 과정에 중대한 위법이나 조작이 있었다는 명분을 만들고, 검찰미래위가 진상조사 후 공소취소를 권고하면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3일 공소취소와 관련해 "검찰미래위 진상조사단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대통령 사건 중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불법 후원,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은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1심 선고 전에는 공소취소가 가능하다.
둘째는 법원의 '공소기각'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중대한 위법수사'나 '현저한 소추재량권 일탈'이 인정되면 법원이 공소기각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이 공소를 취소하지 않아도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면 재판을 끝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관건은 '조작기소' 판단이며, 특검·검찰미래위의 조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재판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셋째는 대법관 증원을 통해 사법부 성향을 바꾸는 '코트 패킹(court packing)'이다. 이것은 재판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법원의 구성을 바꾸는 장기적 방식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 포함 14명이지만,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2028년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늘어나 최종적으로 26명이 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최대 22명을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정책 성향과 가까운 대법관을 대거 임명하면 판결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 야당은 최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겁박하며 사퇴를 종용한 여당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이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세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보다 권력분립과 법치주의를 지키는 대통령의 태도다. 대통령 역시 헌법과 법률 아래 있는 시민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다. 결국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대통령 스스로 지키는 일이다. 대통령 권력 역시 공화주의 헌법과 법률에 복종할 때, 비로소 공화국의 자유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