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 개정 시급, 지방분권 4대 현안 해결해야"

김희정 기자
2015.10.05 05:43

[인터뷰] 박래학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지방의회 감시·견제기능 다하려면 보좌인력 절실…의회 인사권 독립 시급"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지방분권 4대 현안부터 해결해야 한다."

박래학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제6대 서울시의회부터 현재의 제9대까지 서울시의회의 변천사를 지켜본 지방자치의 산증인이다. 지난달엔 전국 시·도 의회의장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에 선출돼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협의회 업무보고를 받느라 여념이 없던 지난 2일 박 의장을 만났다. 협의회 직원들에겐 일찌감치 최근 1년간 근무일지를 제출하라고 엄포를 놨단다. 상주 직원이 14명인데 "시어머니가 없어선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일 하는' 지방의회가 되려면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과 정책보좌관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허울뿐인 지방자치를 현실화하려면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지방재정을 개혁하고 인사청문회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국회가 정부로부터 독립돼 있듯 지방의회도 당연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해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어 집행부 인력이 의회로 교류되다보니 의회의 감시정보가 집행부로 새나간다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서울교육청에서 교육감이 시의회 의장의 추천을 받아 교육위원들을 바꾸자는 안건이 올라왔는데 의회의 인사권을 독립시켜야 할 판에 이래선 혼선만 야기돼 일이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의회가 사무처 인사권을 갖게 되면 의원들이 지인을 앉히는 폐단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서울시의회가 인사추천위원회를 괜히 만든 게 아니다. 변호사가 지원해도 떨어졌을 정도로 서울시의회의 채용과정은 투명하고 치열하다"고 자신했다. 박 의장은 지난 1년간 의회개혁과제 20개를 발굴해 청렴한 의회를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에겐 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는 전국 지방의회의 숙원사업이다. 이를 반영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박 의장은 "국회의 정책보좌관은 의원당 9명에 달하는데 지방의회엔 제로"라며 "서울시 예산이 연간 35조원, 사업은 3000~4000건에 달하는데 보좌관 1명 없이 의원 혼자 세부내역을 분석해 감시하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LA의회엔 의원 1인당 보좌관이 6명이다. LA시민들은 상·하원 국회의원들의 이름조차 알 필요가 없다. 시의회를 통해 충분히 민원해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집 앞에 CCTV 하나를 설치하는데도 지방의원이 아닌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한다. 이게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하지만 박 의장의 지적대로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갈 길은 여전히 멀고 지방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 의장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누리과정의 예산부담을 지방에 전가시켜 지방재정이 큰 위기를 맞았다"며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누리과정 예산은 당연히 중앙정부가 책임져야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을 위한 헌법개정에 대해선, "방향은 맞지만 헌법개정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지방자치법부터 개정해 △지방재정 개혁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인사청문회 법제화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 등 시급한 4대 개혁과제를 먼저 선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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