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퉤!"
29일 오후 광주시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 앞. 한 차량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잔뜩 화난 얼굴로 교회 쪽으로 껌을 뱉었다.
교회 앞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그 모습을 보며 깜짝 놀라면서도 "저거 봤냐, 통쾌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정문 앞에는 환경검체 검사와 위험도 평가를 진행하러 온 10여명의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호복을 벗고 있었다.
이날 두시간에 걸쳐 검사를 진행한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유난히 지친 모습으로 서로의 장갑을 벗겨주었다.
한 관계자는 "그나마 오늘은 적막하고 휑해 일하기는 편하다"며 "선별검사소를 차렸던 어제는 일부 교인들이 와 소란을 피워 정신이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며칠 전까지 북적이던 교회가 썰렁하게 변하자 인근 상인은 교회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서 식당을 운영 중인 50대 여성 이모씨는 "지난 주까지 '바글바글'하더니 이럴 줄 알았다"며 "자기네들은 예배볼 것 다 봐놓고 피해는 왜 우리가 봐야하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안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장사를 거의 못했는데 교회 사람들 때문에 올해는 시작부터 꼬였다"며 "가끔 교회 사람들이 밥을 먹고가 고마웠지만 이제는 상종도 하기 싫다"고 선을 그었다.
종업원 윤모씨는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요즘은 어디가서 교회 다닌다고 말도 못한다"며 "때를 못 가리고 예배하자고 모이는 교회 사람들을 볼 때면 부끄럽다"고 말했다.
교회 앞을 지나던 한 남성도 건물에 크게 그려진 예수의 벽화를 보고 혀를 끌끌 찼다.
김모씨는 "여기가 무슨 '하나님의 천국'이냐"며 "차라리 '코로나19의 천국'이라고 이름을 짓는게 낫겠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해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는데 몇번이나 미뤘다"면서 "시민 모두가 노력하는데 꼭 나아질만 하면 교회가 나서서 집단으로 감염을 시키니 힘이 빠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디옥교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5일 신도인 광주 1516번이 최초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 24일 오전 7시 예배에 참석한 후 증상이 발현돼 검사 후 확진됐다. 이날 예배에만 553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교회발 추가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30일부터 2월10일까지 12일간 광주시내 모든 교회에 대해 대면예배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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