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또 투쟁 시동… 끝나지 않는 의료대란 불안

홍효진 기자
2025.10.20 04:11

오늘 '비상진료체계 해제' 불구
정부·국회 의료현안법에 반발
'의정갈등 재점화' 우려 목소리

의정사태 기간 이어진 '비상진료체계'가 해제를 앞둔 가운데 국회와 정부가 내놓은 의료현안대책과 관련해 의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의 입장에 반(反)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된 데다 정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대안마저 "특정 직역의 희생을 전제한 제도"란 주장을 이들은 이어간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약사의 대체조제 활성화를 골자로 한 성분명 의무화 법안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허용 법안 △필수진료과 단체행동 금지법안 등이 연이어 발의되며 의사단체가 거세게 반발한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직후 2년 가까이 이어진 비상진료체계를 20일부로 해제하겠다고 밝히며 의료대란 마침표를 공식화했지만 의료계 현안을 두고는 의정 대립구도가 격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에서 발령한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오는 20일부로 해제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의사단체는 '성분명 처방 강제화'와 '한의사의 엑스레이 허용'을 강하게 문제 삼는다. 의사들은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이 "처방의 실질적 권한을 약사에게 넘겨 의약분업 근본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의사의 엑스레이 허용에 대해서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엑스레이를 한의사가 사용하도록 하는 건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의료행위 의료진의 단체행동을 막는 법안에 대해선 필수과 전공의들의 불만이 감지된다. 한 지역 대학병원 소속 전공의(내과 3년차)는 기자와 통화에서 "누가 바이탈과(필수과)를 하려 하겠느냐"며 "근본적 대책이 우선인데 (의사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참고 버티란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의협은 현 김택우 회장 중심의 집행부 체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추진 중이다.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 현 집행부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오는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 등 저지목적의 비대위 설치를 안건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비대위를 꾸릴 경우 의료계 현안대응 권한은 사실상 비대위로 넘어가며 의정사태 이후 마무리된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기조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