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대학교 호텔조리과 박태민씨는 지난 1월 미국 5성급 호텔 '리츠칼튼 배철러 걸치'의 조리사(라인 쿡)로 입사했다. 2024년 대림대에 입학한 지 2년 만에 해외취업 문턱을 넘은 것이다. 박씨는 해외취업 비결로 대학의 혁신지원사업 프로그램인 프랑스 조리 명문기관 '앵스티튀 리페'(옛 폴 보퀴즈)에서 연수한 점을 꼽는다. 박씨는 "프랑스 직무연수로 현장 조리경험과 함께 실무 언어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이 글로벌 혁신인재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단순 어학연수나 문화체험을 넘어 해외 산업체와 공동으로 기술을 지도하고 현지 자격증 취득까지 지원하는 등 교육의 질적 고도화가 이뤄진 덕분이다.
◇해외취업까지 연계=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산업현장에서 실습·인턴 등을 진행,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는 사례가 늘어난다.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은 2019년부터 3년 단위로 진행돼 지난해 3주기(2025~2027년)를 맞았다. 국내 대학에서 직무역량을 갖춘 뒤 해외 산업현장에서 실무역량을 검증받는 체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혁신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한양여자대학교는 △전공·직무 연계형 어학 기초과정 △해외 우수기업 견학 △글로벌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3단계 글로벌 역량강화 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2024년 1월 실시한 싱가포르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 20명 가운데 90%인 18명이 현지 호텔취업에 성공했다.
싱가포르 5성급 호텔인 'JW 메리어트 사우스 비치'의 객실부 오피서로 근무 중인 장미경씨도 이 중 한 명이다. 장씨는 "인턴십 기간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관광 트렌드를 느끼면서 해외취업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뚜렷한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재 VIP 고객 및 중요 투숙객을 전담해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명지전문대학은 말레이시아와 호주 등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직무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기업탐방은 물론 영어로 자기소개와 이력서 작성경험을 쌓고 있다. 현지 기업 인사담당자가 직접 참여하는 모의면접도 실시된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말레이시아항공 등 해외기업에 채용됐다.
◇외국인도 지역 핵심인재로=대학이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벗어나 학생이 직접 해외탐방을 기획하는 '자기주도형' 연수도 있다. 연암대학교의 '글로벌 챌린저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재학생 3~5명이 전공과 연계해 팀을 꾸려서 해외탐방 계획을 제출하면 도전의지, 실현 가능성, 창·취업 연계방향 등을 평가해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동물보건학과에서 일본 반려동물 재활현장을, 스마트축산 계열에서 일본 프리미엄 축산물 생산과정 등을 탐방했다.
전문대학에서는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 지역사회의 핵심인력으로 길러내기도 한다. 경복대학교 작업치료과를 졸업한 인도 출신 미스라 바르티씨는 2024년 11월 외국인 유학생으로는 최초로 한국 작업치료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현재 국내 재활병원인 서송병원에서 정식 작업치료사로 근무한다. 학생이 관심분야에 따라 세부전공 수업을 조합할 수 있는 '학생선택형 통합교육과정' 덕분이다.
올해도 글로벌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의 혁신은 지속될 예정이다. 홍원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이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세계적 수준의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도약하도록 돕는 마중물"이라며 "글로벌 현장에서 통하는 기술인재 양성은 물론 외국인 인재의 국내 정착까지 아우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