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 불러" 여성 소방관 죽음 내몬 회식 강요·갑질...소방청, 칼 뽑았다

김승한 기자
2026.06.25 10:13

광주 여성 소방관 극단적 선택 후속 조치-17명 직무배제·지휘관 긴급회의 개최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 /사진제공=소방청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관이 강압적인 직장 내 음주 회식과 갑질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이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를 열고 조직문화 쇄신에 나선다. 사건에 연루된 감찰라인 관계자들은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등 인사 조치도 추진할 방침이다.

소방청은 26일 오전 세종시 소방청 대회의실에서 전국 소방지휘관 회의를 긴급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최근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갑질, 음주 강요, 사적 지시 등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는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진행되며 전국 소방본부장과 감사과장, 소방청 관·국장이 참석한다. 전국 소방서장 242명과 각 시·도 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지역 소방학교장, 119특수구조단장, 119안전체험관장 등은 영상회의를 통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회의에서 전국 소방 지휘부에 공직기강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직 내 부당한 관행과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갑질과 음주 강요, 사적 지시, 인격적 모욕 등 조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각급 지휘관이 소속 직원의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직접 점검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 24일 '소방관 사망사고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회식 강요, 음주 강요, 옆자리 강요 등 직장 내 갑질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점검단은 이어 비위가 드러난 광산소방서 9명, 광주소방본부 6명, 소방청 2명 등 공직자 17명에게 엄중 문책을 요구했다.

이에 소방청은 사건에 연루된 감찰라인 관계자 17명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등 인사 조치를 추진한다. 이미 퇴직한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행정상 징계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퇴직자는 소방청 소속이 아니어서 행정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며 "국무조정실이 수사를 의뢰하면 경찰이 위법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방청은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하고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조직문화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이번 TF는 특정 사안에 대한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소방 조직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고 바로잡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조직문화 혁신 TF는 소방청 본청과 소속기관, 시·도 소방본부, 일선 소방서 등 소방 조직 전반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제보 창구를 개선해 현장 의견이 반영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요 과제로는 부조리한 조직문화 개선, 감찰 기능 보완, 공익 제보 창구 활성화, 갑질 등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신상필벌 및 인사 조치 등이 검토된다.

소방청은 제보 등을 통해 확인되는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는 한편,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최 직무대행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국 소방지휘관 회의를 통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조직문화 혁신 TF를 중심으로 조직 내부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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