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켄텍')는 서동한 교수 연구팀이 김영진 고려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폐수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테트라메틸암모늄 하이드록사이드'(TMAH)는 수생태계와 인체에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다. 기존 화학적·생물학적 폐수 처리 방식은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거나 고농도의 2차 슬러지가 발생하는 등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공정에서 버려지거나 저평가되던 저순도 흙(규조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60℃ 미만의 수중 대기압 플라즈마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저순도 흙 내부의 미세한 구멍에 산소 결함이 포함된 이산화티타늄(TiO2-x) 나노층을 균일하게 합성하고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신형 나노 복합 광촉매 'DE 700'은 가시광선을 포함한 넓은 태양광 영역에서 탁월한 흡수력을 보였다. 실험 결과 20ppm 농도의 TMAH 폐수에 이 촉매를 넣고 상용 태양광 램프를 쪼인 지 12시간 만에 오염 물질이 100% 분해됐으며, 이 가운데 약 62%는 독성이 없는 암모늄 이온으로 전환됐다.
이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상용 광촉매인 'TiO2-P25'가 동일 조건에서 29.22%의 분해율과 14.11%의 전환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성능이다.
또한 이 촉매는 고온 가열이나 유해 화학 첨가물 없이 물속에서 단시간에 합성할 수 있어 기존 방식 대비 에너지 소모가 적고,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할 수 있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4번에 걸친 반복 재사용 실험에서도 91~97%의 높은 정화 효율을 유지해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으며 정화된 물을 이용한 식물 발아 테스트에서도 생태계 독성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반도체 웨이퍼 생산에서 버려지고, 쓸 수 없는 저순도 흙을 고부가가치 환경 소재로 업사이클링했다"며 "효율적인 플라즈마 공정을 결합해 까다로운 산업 폐수 처리에 효율적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켄텍의 알리 M. 아부-엘란와르 박사와 김선우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했다. 기후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및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환경·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서스맷'(SusMat, 영향력 지수 19.2점, 친환경 과학 기술 분야 및 화학 소재 분야 상위 3.0%)에 지난 10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