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국민 참여형 정책 토론회를 통해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을 논의한 결과 '두 줄 서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안전과 이동 편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31일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두번째 '모두의 토론회'에서 국민 200여명이 전문가 토론과 분임 토의를 거쳐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모두의 토론회'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정책을 국민과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행안부가 운영하는 국민 참여형 정책토론 프로그램이다. 이번 토론회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과 끼임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한 이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문화는 1998~2008년 급한 사람을 위해 한쪽은 비워두는 '한 줄 서기'가 확산했지만, 보행 중 사고와 편하중에 따른 고장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2009~2014년에는 '두 줄 서기' 캠페인이 실시됐다. 이후 2015년 캠페인이 중단되면서 현재는 줄 서기 방식 대신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노란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3대 안전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올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서는 '두 줄 서기' 49.9%, '한 줄 서기' 50.1%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문가 발표와 분임 토의를 거친 뒤 '두 줄 서기'를 선택한 비율이 45.9%로 가장 높았다.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용'은 38.7%, '한 줄 서기'는 13.4%였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안전한 이동'이 76.8%를 차지해 '신속한 이동'(23.2%)을 크게 웃돌았다. 토론 전 실시한 1차 조사에서는 안전한 이동이 63.4%였지만, 토론 이후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대학원 교수는 구리역에서 실시한 간이 실험 결과를 소개하며 "한 줄 서기보다 두 줄 서기가 이동 효율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장계련 한국산업관계연구원 공공행정본부장은 "개인의 이동 속도 등도 고려해야 하며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허윤섭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 교수도 "보행 충격과 편하중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한 줄 서기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두 줄 서기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와 안전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출퇴근 시간 등 혼잡한 시간대에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행안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국민 의견을 바탕으로 에스컬레이터 안전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1·2차 설문조사 결과가 뒤바뀌어 발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행안부는 토론 종료 후 1차 조사 결과를 최종 결과로 잘못 발표했다고 설명하고 참석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정정 내용을 안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