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격차 줄인다"vs"애들 드러눕는다"…초1·2 하교시간 연장 '팽팽'

황예림 기자
2026.09.03 15:00

국교위 등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포럼 개최

사업체 규모별 육아휴직 사용률/그래픽=최헌정

"어떤 아이는 오후 1시에 학교를 마치고 충분한 문화활동과 돌봄을 경험하지만 어떤 아이는 그러지 못합니다. 하교 시간을 늦추면 가정배경의 격차를 공적 돌봄 체계 안에서 줄일 수 있습니다."(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와보셨나요? 5교시가 되면 아이들이 드러눕습니다. 오후 3시까지 하교 시간을 확대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김선 둔전초등학교 교사)

초등학교 1·2학년 하교 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늦추는 방안을 놓고 교육계에서 상반된 의견이 맞섰다. 찬성 측은 가정배경에 따른 돌봄 격차를 줄일 대안이라고 평가한 반면 반대 측은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 확대가 아이들의 피로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와 국회미래연구원·한국교육개발원은 3일 국회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국교위는 현재 초교 1·2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초교 1·2학년 하교 시간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 2~3일은 4교시 수업을 마친 뒤 오후 1시쯤, 나머지 2~3일은 5교시 수업 후 오후 2시 안팎에 집에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찬성 측은 이른 하교가 부모의 소득과 근로환경에 따른 돌봄 격차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황인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영세 사업장에 근무하는 부모일수록 육아휴직 사용이 어렵고 사교육에 의존할 경제적 여력도 부족하다"며 "돌봄 공백을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일수록 공적 돌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의 공적 돌봄은 입학기 돌봄 공백을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안전하게 해소할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2024년 출산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종사자 4인 이하 사업체가 41%인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78.4%로 약 1.9배 차이가 났다.

국가교육위원회·국회미래연구원·한국교육개발원이 3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지정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황예림 기자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충분한 교육시간 확보가 초등학교 입학 초기 적응을 돕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성 부연구위원은 "초교 저학년은 생활의 중심이 가정에서 학교로 옮겨가는 전환기인 만큼 심리적 안정과 적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학년 때 학교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냐는 단순히 그 시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이후 학업 성취와 규칙 준수, 사회성 형성 능력으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적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교사와 안정적인 애착·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교사는 아이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인 만큼 교육시간이 더 확보되면 학생 한 명 한 명을 깊이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현장 교사들은 저학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23년째 교단에 서고 있는 김선 교사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놀이와 휴식 중심이지만 초교 수업은 책상에 앉아 수업을 버텨내야 하는 시간"이라며 "1학년은 5교시도 힘들어하는데 오후 3시까지 수업을 늘리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담임 업무는 그대로 둔 채 수업만 늘리면 결국 아이를 그냥 데리고만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공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조장우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조직위원장은 "현재도 돌봄교실 등을 이용하면 오후 3시까지 학교에 머무를 수 있다"며 "안전한 돌봄 확대가 목적이라면 교과 수업을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돌봄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학부모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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