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운전기사가 없는 시내버스가 서울 도심을 달린다. 정해진 노선을 따라 스스로 달리고, 차고지 관제센터에서는 여러 대의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서울시는 노후 버스 대·폐차와 연계해 운전자가 시스템에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를 2029~2030년 500대 도입한다. 새벽 시간대 실증 운행에 그쳤던 자율주행버스가 정규 시내버스 체계에 편입된다.
서울시는 1일 서울시청 본관에서 현대자동차,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도입 정책과 제도 개선, 현대차는 전용차량 개발·공급, 버스업계는 실제 운행체계 구축을 맡는다.
세 기관은 2027~2028년 11m급 자율주행 전용버스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도로에서 시민 대상 서비스 실증을 진행한다. 자율주행차 성능인증 등 상용화 절차를 거친다. 이후 노후 차량 교체와 연계해 2030년까지 500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그동안 서울시는 새벽시간대 자율주행버스 실증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4년 11월 도봉산역~영등포역 A160을 시작으로 올해 구파발역~양재역 A741, 상계역~고속터미널 A148, 금천구청~시청 A504를 추가해 4개 노선으로 늘렸다.
이번 협약으로 자율주행버스 사업은 소규모 실증 단계에서 정규 버스까지 확장한다. 기존 실증은 자율주행 업체가 양산 버스에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추가해 운행하는 방식이었다. 시 관계자는 "소규모 개조만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었다"며 "정규 시내버스로 확대하려면 차량의 안정적인 공급과 기술 개선, 운영·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입 정책과 제도 개선을 맡고 국토교통부와 상용화에 필요한 사항을 협의한다. 현대차는 전용차량 개발·공급과 유지관리 지원을 담당한다. 자율주행 민간기업이 조향·제동과 문 개폐, 관제 플랫폼 등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맡는다. 버스조합은 회원사가 시험운전자와 관제요원, 차고지·충전시설 등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운행 데이터의 축적·공유 체계도 정비한다. 실증 차량은 센서의 종류와 사양, 설치 위치가 달라 데이터를 통합해 활용하기 어려웠다. 라이다와 영상센서 등의 구성·설치 기준을 맞추고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을 AI 학습데이터로 축적한다.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기업·대학·연구기관의 기술개발과 검증에 활용하도록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잇따른 노사 갈등과 준공영제의 비용 부담도 자율주행버스 도입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자율주행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지속가능한 대중교통 운영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차의 시대가 아니라 자율주행이 가져올 도시 전체의 변화"라며 "서울시가 가장 먼저 도시의 미래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