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나흘째를 맞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야는 초대 청장 공석과 인력 미충원, 검찰 출신 편중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준비 부족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행안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안부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야당은 지난 2일 수장 없이 출범한 중수청을 두고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문을 연 '개문발차'라고 비판했고, 여당에서도 조직과 인력 구성에 대한 보완을 주문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중수청의 준비 수준을 묻자 윤 장관은 "한 3분의 2 정도, 67%"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청사 계약과 보안·전산 공사 등이 개청 직전까지 진행된 점을 들며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대 중수청장이 공석인 채 출범한 데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윤 장관은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책임을 묻자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7일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제청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날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그러나 인사청문요청안이 이달 1일 국회에 제출되면서 출범 전 청문·임명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윤 장관은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징검다리를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점검한 뒤 직무 수행에 큰 하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인사청문을 요청하게 됐다"며 "최대한 노력해 중수청 출범 전에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의 검증이 길어진 배경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 김 후보자의 '친윤(친윤석열) 색채' 등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친윤이냐 반윤이냐를 감별한 것이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문제 제기를 검토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중수청의 인력 구성도 도마에 올랐다. 출범 당시 중수청에 임용된 인원은 1900명으로 전체 정원 2874명의 66.1% 수준이다. 검찰에서 특례 임용된 1837명과 1급 경력채용 6명, 합동수사과 파견 인력 57명 등이다.
윤 장관은 고등수사관 정원 260명 가운데 검사 출신 규모를 묻는 박 의원의 질의에 "한 130명 정도 온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인력의 15%가량은 경력경쟁채용을 통해 경찰 출신과 변호사, 법률가, 회계사 등으로 충원하고 나머지 10%는 내년도 신규채용을 위해 비워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장관에게 부여된 중수청의 구체적 사건 수사지휘권도 쟁점이 됐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제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것인지를 묻자 윤 장관은 "아무리 상징이라고 해도 현실적인 조항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수사지휘권은 일상적인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수사기관이 정상적인 수사를 진행해 나가고 제대로 된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마치 무소의 뿔처럼 존재하지만 사용할 일이 없는 수사지휘권이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윤석열 검찰처럼 잘못된 수사권을 남용하고 편파적으로 행사하는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그럴 때에는 가차 없이 현실적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예산과 콘텐츠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승인 당시 248억원이던 박람회 사업비가 이후 724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며 추가 타당성 검증 여부를 따져 물었다.
윤 장관은 "저희가 승인한 것은 248억원"이라며 "이 사업비를 이렇게 늘렸는지는 저희들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사안은 기획예산처 국제행사심사위원회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8000만원 규모의 홍보영상과 1톤 트럭에 천을 씌워 진행한 거문도 뱃노래 행사 등을 사례로 들며 콘텐츠 수준도 문제 삼았다. 전시 콘텐츠에 90억원, 행사 프로그램에 65억원 등 총 155억원이 책정됐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어 약 700억원을 투입한 여수세계섬박람회보다 부산 북항에 우연히 들어온 상어 '부캉이'를 보러 온 사람이 더 많다는 비교와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런 부실한 박람회에 누가 와보고 싶겠느냐"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박람회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예산 집행 문제에 대해서는 "감사가 필요하면 사후에 감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지방재정 문제도 다뤄졌다.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여건이 좋을 때 재원을 적립해 향후 세수 감소 등 재정 여건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기금이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기금 설계 과정에서 지자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윤 장관은 "앞으로도 계속 반영할 예정"이라며 "충분히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넘어온 방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부 동의와 여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올해 초과세수에 따른 지방교부세 몫을 지방에 그대로 교부하고 지방정부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해 일정 재원을 적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윤 장관은 이를 "상당히 흥미 있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과세수를 별도의 세입·세출 경정 없이 둘 경우 세계잉여금으로 처리된다며 "그럴 바에는 미래대응기금으로 집어넣어서 그 안에 지방재정의 일반재원 지원분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해보자는 제안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