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공익성 정보공개' 기준 논란···

서동욱 김세관 박광범 박경담 이미영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2015.06.11 09:23

[the300](종합)

메르스공포 키운 '쉬쉬'주의···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시급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전문가 대책 논의를 위해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 사진 = 뉴스1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나 기업에 민감한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감염환자 발생 병원 공개 여부를 놓고 국민과 정부, 정치권의 소모적 논쟁이 벌어졌고 야당 소속 지자체장이 환자 개인정보를 공개하자 찬반 의견이 대립했다.

감염병 확산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개인정보의 명확한 공개 범위 등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8명이 추가돼 확진자가 95명으로 늘어난 9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119구급대원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는 지난달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감염환자 발생 병원 등에 대한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지만 여론이 비등하자 사태 발생 18일 만인 지난 7일에야 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한 병원 6곳과 경유한 병원 18곳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를 비롯한 야당 소속 지자체들의 정보공개 방침이 이어졌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와 직장, 자녀가 다니는 학교 등을 실명으로 공개했다.

이 시장이 정보공개 근거로 내세운 것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 6조 2항에는 "국민은 감염병 발생 상황,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에 관한 정보와 대응방법을 알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6조 1항은 "국민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규정, '책무와 권리'를 동시에 규정하고 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조치에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전염병 연좌제'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한 반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 시장을 엄호했다.

결국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정부·당국의 비공개 방침은 부실했던 초기대응과 안일한 상황인식, 감염자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 폐기되고 말았다.

정부·당국의 미숙한 대응에 환자 개인정보 공개 논쟁까지 합세, 소모적 대립이 이어지면서 메르스 같은 대형 재난사건의 경우 사회적 합의를 보다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정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공적 이익과 사적 이익의 충돌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해 정보공개 등 첨예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정부가 사태 초기 감염병원을 비공개한 것은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환자이름, 거주지역의 아파트 동수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명까지 공개하는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공개 문제와 관련,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8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감염병 발생 시 구체적 발생현황과 의료기관 정보를 공개하는 등 국가와 지자체, 교육청 간 협조체제를 강화하지는 취지다.

개정안은 "국가는 지방치단체 및 교육청과 감염병의 효율적 치료 및 확산방지를 위한 질병의 정보, 발생 및 전파 상황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야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복지부장관은 감염병 확산 시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접촉자 현황 등을 신속히 공유해야한다"는 내용도 있다.

병원 및 환자 등의 정보공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인데 개인정보에 대한 구체적 공개 범위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의 기본 방향은 감염병에 대한 정보, 병원 및 환자의 동선 등을 명확히 공개하자는 것에 있으며 개인정보에 대한 구체적 공개 범위는 법안 심사과정 등을 통해 추가하거나 수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과 사익의 충돌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끊임없이 쟁점화 된다. 흉악범 인권을 어디까지 보호해야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부딪치는 범죄자 신상 공개문제, 개인정보보호와 공익목적의 범죄수사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충돌했던 카카오톡 감청문제, 어린이집 교사들의 인권침해 문제로 논란이 됐던 어린이집 CCTV 설치법안 등이 그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정부, 정반대로 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늑장 정보공개가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따라야 할 '매뉴얼'에는 '알려질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말라'는 등의 정보공개 방침이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동 지침을 정하는 시스템을 정부가 스스로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더 구체적이고 강제력 있는 정보 공개 방침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는 '위리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항목이 이미 마련돼 있다. 해당 항목은 피해자 배려와 정부 신뢰 확보를 위해 시의적절한 정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감염병 발병 시 정부와 주무 부처인 복지부가 취해야 할 예방 및 대처 시스템을 정리한 지침서다.

4단계 위기 경보 수준(관심-주의-경계-심각) 중 정부가 현재 '주의' 단계를 유지하는 것도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근거로 했다. 메르스 발병과 함께 정부가 마련된 '메르스 대응지침'도 이 매뉴얼에 따른 조치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복지부가 지난 12월 내놓은 최신판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 항목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기 시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 제공해 피해자를 배려하는 한편, 위기관리 대응에 관한 정부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목표까지 명시돼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항목 중 정부가 지켜야 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원칙' 중에는 △알려질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말 것 △언론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 △모든 정보를 공식화 할 것 △위기관련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것 △정직이 최우선 등이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지난 달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8일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들을 공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정부 조치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언론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는 커녕, 공보담당 부처도 전화조차 받지 않아 언론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정부의 뒤늦은 정보 공개 결정으로 발병 초기 '콧속에 바셀린을 바르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등의 잘못된 유언비어가 퍼져 혼란을 야기했고, 의료인이나 관련 네티즌 스스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메르스 정보를 올려 궁금증을 해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중앙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와 협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체적으로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민 알 권리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정확하고 실효성 있는 정보 전달을 위해 현재 두루뭉술하게 서술된 매뉴얼의 정보공개 범위 등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 관계자는 "매뉴얼이 있고 지침이 있으면 뭐하나, 그냥 만들어만 놓은 것 같다. 잘 지켰다면 이렇게 메르스가 확산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위기 경보 수준(관심-주의-경계-심각) 별로 정보 공개 범위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정보 때문에 논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 지자체로 번진 '메르스' 정보공개 2라운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7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브리핑실에서 메르스 대응 조치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2015.6.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거쳐 간 병원을 공개하면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던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지자체의 메르스 환자 관련 추가 정보공개에 정부가 불쾌한 기색을 보이며 갈등을 빚는 양상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메르스 정보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메르스 병원 공개 방침으로 논란은 종결되는 듯 했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새정치민주연합)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메르스 의심 환자 관련 정보 공개로 논란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 지역에서 발생한 첫 메르스 의심자와 관련,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한양아파트에서 메르스 1차 검사 결과 양성반응 나와 2차 검사 중. 환자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근무 여성 의료전문가"라며 이 환자의 거주 지역과 아파트 이름, 직업,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공개해 논란이 됐다.

이어 지난 9일에도 현재 서울 격리수용 전용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2명이 거주하던 지역과 아파트 이름을 공개했다.

정부와 일부 여권 인사들이 반발했다. 정부 측은 "시민의 개인 신상을 지자체장이 공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8일 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에 참석해 "아이들 학교까지 공개한 것은 전염병 연좌제"라며 "아이들 신상까지 공개한 것은 굉장히 경솔한 것이고, 실제로 명예훼손에도 해당될 수 있다. 앞으로 지자체장이나 책임있는 분들은 정말 최소한의 것들만 공개해서 제3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정보공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인권침해를 최소화 하면서도 지역주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까지 공개했다. 학교 하나 공개해서 나머지 65개 초등학교는 불안하지 않게 됐다"며 "이게 공개된 직후 성남시는 매우 조용해졌다.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아주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야당 지도부도 야당 지자체장들의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를 옹호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우리당 소속 각 단체장들이 지역 내에서 스스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해 지역 주민의 불안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긴급심야기자회견을 열어 정보공개 논란을 점화시킨 박원순 서울시장을 찾아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수자 보호에 대한 진정성이 정치적인 목표 앞에서 상당히 무너진 것 같아 아쉽다"며 "메르스 환자와 격리 대상자인 가족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다수의 안전이 중요하지만, 소수자들이 주홍글씨처럼 낙인찍히지 않도록 철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한편 이번 메르스 진원지인 경기 평택의 수장인 공재광 평택시장(새누리당)은 정부와 상의 없이 지자체가 먼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독자적으로 정보공개를 추진하면 오히려 지역사회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단 주장이다.

이에 따라 야당 지자체장들의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를 놓고 '정치쇼'라는 비판과 '지자체장의 당연한 의무'라는 엇갈린 평가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메르스 정보공개 논란은 개인정보 공개에 따른 인권침해와 공익추구가 맞붙은 것으로 정답이 있을 순 없다"며 "정보공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생활·사익' vs '알 권리'…대형 사건마다 충돌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정보공개에 따른 논란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정보가 공개될 경우 발생하는 '사익 대 알 권리의 충돌'과 '개인 사생활 침해 여부'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병원 명단공개가 특히 파장을 일으킨 데는 이 두 가지 구도, 즉 명단공개로 병원 손실이 생기고 환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혼재된 탓이 크다.

정보공개 논란을 '사익 대 알 권리'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과 권력이 독점해 온 정보에 누구나 접근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자는 입장과 기업 또는 사인(私人)의 경제권을 보호하려면 정보 공개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선다.

2011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에 따른 가축 매몰지 공개 논란은 현 상황과 닮았다. 당시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환경 파괴를 방지하고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매몰 시기와 장소 등을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메르스 병원 지도'처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구제역 매몰 지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몰지 공개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피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 부딪쳤다. 땅값 하락, 매몰지 근처에서 생산된 농산품 기피 현상, 지역 축제·농촌 체험 관광객 감소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야권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매몰지 지도를 공개했지만 정부 차원의 전면 공개는 없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논의는 사익과 알 권리가 충돌한 최근 사례다. 화학 사고가 발생한 공장에 대한 이력을 공개토록 한 이 개정안은 사고 물질·원인·장소 등을 국민에게 알려 사고위험을 대비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화학 물질이 공개돼 기업 기밀이 빠져나가고 과도한 규제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줄 수 있다고 문제제기한 바 있다.

정보공개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은 알 권리와 인권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어린이집 CCTV 설치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논의가 대표적이다. 어린이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학부모의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보육교사에 대한 실시간 감시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 엇갈려 관련법 논의는 2년 동안 국회에서 머물렀다.

강력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어느 정도 일단락된 논의다. 2009년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흉악범 얼굴과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2010년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당시 피의자 가족과 지인이 피해받을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정보 공개에 있어 과거에는 사익을 보호하는 추세였는데 최근엔 각종 판례나 정책이 공익우선으로 가고 있다"며 "(개인 사생활 침해 논란과 관련해선) 고액탈세자나 성범죄자 명단 공개가 전 세계적인 추세여서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긴급상황엔 무조건 신상공개? 해외사례 보니…

정보화시대에서 개인신상정보 보호는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 됐다. 그러나 사안의 긴급성에 따라 정부는 개인 신상을 공개하기도 한다. 개인정보 공개 권한과 절차 그리고 범위는 각 나라 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개인의료정보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관리한다. 보건복지부의 개인정보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을 위협했을 당시 미 정부는 "긴급한 상황에서 사생활보호는 고려될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는 아주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즈 주를 강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때보다 강했던 허리케인은 금새 미국을 황폐화시켰다. 주민들이 살던 집은 초토화됐고, 사상자도 속출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떠밀려 이산가족이 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연방정부는 새 정부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비상상황에서의 개인의료정보 공개'였다. 당시 미 정부는 '환자의 이송, 구조를 위해서 개인 의료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전문 기구에서 개인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프랑스는 개인정보보호기구인 '정보와 자유 국가위원회 (CNIL)'가 개인정보 수집 및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관리한다.

개인정보에 대한 공개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프랑스에도 예외는 있다. △전염병 통계가 필요한 경우 △ 의료사고, 에이즈와 같이 환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 보건당국에 보고할 수 있으며 △성 범죄나 아동학대가 확인될 경우 사법당국에 보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에 개인신상정보를 보고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일반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하고는 구분된다. 개인정보에 대한 공개 여부는 CNIL에서 검토해 결정된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하나의 주체로 정보공개 여부가 '일원화' 되어 있지 않다. 정부부처와 지자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마련된 개인정보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정보를 관리한다.

개인정보 공개가 가능한 범위도 상대적으로 넓다. 일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보호를 위해 필요하지만 본인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 개인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특히 이 경우에는 사기업 간에 의도적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사람의 정보가 교환될 수도 있다.

또한 공중위생의 향상을 위해서도 개인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아동의 건전한 육성'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등교를 하지 않거나, 불량행위를 하는 청소년의 경우 아동상담소와 학교 등 관계기관이 학생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국가간의 협력이 필요한 경우 등에도 개인신상정보는 공유할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각 나라별로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수준과 방식은 차이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보를 공개하는 주체와 절차가 명확해야 혼선이 없으며 그 수준에 대해서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선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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