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위원회'는 정부가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최종 결정하는 기구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관한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곳이지만 구성원 면면이 제대로 조명된 적은 없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업위)에 따르면 전력정책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주부교실중앙회' 등 전력산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단체의 특정 인물이 4차례에 걸쳐 7년간 연임했는가 하면, 최장 14년간 재임하고 있는 위원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위 소속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같은 점을 지적, 전력정책심의회 중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3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심의회 구성에 관한 사항을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고 △심의회 민간위원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보궐위원 임기는 전임자 잔여기간으로 하는 안을 담고 있다.
◇전력정책심의회, 누가 들어가 있나
전력정책심의회 구성은 법이 시행령에 위임한 사항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산업부에 전력정책심의회를 두고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심의토록 했다. 단 심의회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했다.
시행령은 심의회 구성원을 위원장 1명을 포함한 30명 이내 위원으로 정했다. 기재부, 미래부,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3급 공무원이 자격이다.
민간 부문 위원은 '전기사업자, 전력산업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또는 비영리민간단체가 추천하는 사람 중 산업부 장관이 위촉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은 아울러 '전력정책심의회 및 분과위원회에 출석한 위원과 관계 전문가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2002년 한국소비자연맹 대표자로 참석한 강정화씨는 무려 6차례 연임을 통해 2016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경우다. 2008년부터 위원으로 참여한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대표자는 3회 연임해 7년째 활동 중이다. 이에 앞서 주부교실 중앙회 소속 김조한 위원은 2001년부터 4차례에 연임하면서 7년간 활동했다.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임기 제한없어
전력산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특정인이 10년 이상 심의회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시행령이 민간위원 연임(임기 2년)을 허용했으나 연임 횟수를 규정하지 않은 때문이다. 전력산업 관련 교수 등은 전문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일부 시민단체 대표자가 직위와 상관없이 장기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소비자단체의 경우 사무국장 자격으로 위원이 됐다가, 똑같은 사람이 몇 년 후 회장으로 직책을 바꾼 후 다시 위원이 됐다"며 "단체 추천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위원이 구성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정책심의회에 환경단체나 에너지단체 소속위원은 한 사람도 없다"며 "정부가 편한 인물로 위원을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14년 동안 재임한 시민단체 추천 몫 인사는 전력정책에 관심 자체가 별로 없던 때부터 시민단체를 조직해 전력 관련 활동을 선도적으로 해 왔다"며 "시민단체 추천 몫이 어차피 있는 만큼 전력정책의 흐름을 알고 있는 인사를 임명하는게 효율적"이라고 해명했다.
현 위원들의 임기는 2014년 3월26일부터 2016년 3월26일까지다. 구성원은 위원장인 △문승일 서울대 교수를 비롯 △장재원 한전 전력계통본부장 △강호상 한국전력거래소 기획본부장 △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학노 동국대 교수 △장영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 △황주호 경희대 교수 △정태원 충남대 명예교수 △정준석 EY.한영회계법인 부회장 △김창섭 가천대교수 등 1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