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사회적·문화적 환경차이에 따라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만7세부터 18세까지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다.
국가별로 아예 범죄를 저지를 능력이 없다고 여기는 절대적 '형사미성년'과 성인과 동등한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 '책임무능력자' 등 형사책임연령을 정의하는 기준도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7세와 14세에 많은 국가들이 기준을 두고 있다. 주로 의무교육과정을 마치는 연령과 취업연령, 결혼적령 등이 형사책임 최저연령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 '성인'으로 간주되는 나이가 빠를수록 형사책임 최저연령도 낮아진다는 얘기다.
UN아동권리협약은 아동범죄를 다룰 때 형법위반능력이 없다고 추정되는 최저연령을 설정하고, 최저연령이 만12세 이하인 국가의 경우 이를 상향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각 나라 중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체계를 갖춘 곳은 일본이다. 일본형법 제41조는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997년 고베아동연쇄살인사건 등 충격적인 소년강력범죄를 수 차례 겪으면서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뤄졌다. 2000년 만16세 이상이던 형사처벌 가능연령을 만14세 이상으로 낮췄고, 2007년에는 소년원 송치가능 연령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2014년에는 만14세이상 소년범에게 선고가능한 형량을 징역15년에서 20년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도쿄 인근에서 중학교 1학년(13세)이 10대 후반 고등학생 3명에게 장기간 폭행당하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년법 개정 또는 폐지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 선거권자 연령기준이 만18세 이상으로 낮아지면서 이와 연동해 만14세인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하향조정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독일도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만14세 미만은 형사처분으로 보지 않는다. 단 소년법원상으로도 관할대상이 아닌 것은 우리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독일 역시 소년강력범죄 발생으로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미국은 아동범죄를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미국 관습법에서 7세미만 소년을 형사책임 최소연령으로 보고 13세 미만 범죄자를 '아동비행자'로 보고 있지만 법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대부분의 주들이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두지 않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6세), 콜로라도, 캔자스, 펜실베이니아(이상 10세) 등 일부 주만 7세~14세 사이 최저연령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연령이 있다해도 아무 조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7세 미만도 소년법원의 보호처분이 가능하고, 범죄의도가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되 사법당국에서 명백하게 이를 입증할 수 있을 경우 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7세 미만으로 형사책임 무능력자로 간주했다가 1963년부터 이를 10세로 유지하고 있다.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형사책임연령을 규정하고 있어 아동인권적 시각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2010년 UN의 권고대로 최저연령을 8세에서 12세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도 형사책임 하한연령과 별개로 18세 미만 소년은 소년법원의 관할로 두고 있다. 구금·훈련 명령은 12세 이상에게만 할 수 있으며 소년교도소 수용도 15세 이상만 가능하다.
이밖에 호주는 10세 미만을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두고 있지만, 10세에서 14세 사이 소년에 대해 원칙적으로 형사책임능력이 없는 것으로 추정한 뒤 범죄행위 당시 악의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추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13세 미만을 최저연령으로 두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이들에 대해 형벌은 부과할 수 없지만 교육적 처분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13세~18세도 예외적으로 형벌을 부과하고 원칙적으로는 교화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