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원내대표 반년만의 대표연설, 뭐가 달랐나

지영호 기자
2016.02.17 12:00

[the300]朴정부 프라이드 정책 '맹비난'…총선 포석 '색깔 내기'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16.2.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9월 원내대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안보·통일·외교 분야에서 호평했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대표연설에선 작심한듯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박근혜정부가 그동안 인정받은 분야면서 야당에게 취약한 분야지만 최근의 한반도 정세 불안을 야기한 만큼 20대 총선에서 경제에 미칠 파급력 등을 고려해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남북 합의와 관련 "대통령의 인내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중국 전승절 참석과 관련해선 "잘 한 결정"이라고 박수를 쳤다. 박 대통령의 경제브랜드인 창조경제를 찬성한다는 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은 당시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당초 예고된 전날 연설일을 박 대통령에게 양보한 것을 전화위복 삼아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 "급차선 변경을 일삼는 난폭운전", 통일·국방에 대해 "안보에 화상을 입히는 냉온탕 정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원내대표의 강경한 어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에 대해선 "건국 이래 최단기간 최다 말바꾸기 기록을 세웠다"고 평했고,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선 "대통령 스스로 UN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선 박 대통령의 논리에 정면으로 맞섰다. '개성공단 폐쇄는 통일대박을 외치다가 분단쪽박을 남기는 것',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커녕 한반도 냉전 프로세스에서 이제 한반도 열전프로세스 시작단추를 누른 것', '무력충동을 막아주던 안전핀을 제거한 것' 등 강경발언 일색이었다.

그는 개성공단 영구 폐쇄시 피해액이 2조~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과 함께 박근혜정부의 일자리 중소기업 민생정책과 상반된 조치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또 한·일 위안부 협상은 '굴욕협상'이라고 했고, '일본의 잔악무도한 전쟁범죄에 한국 외무부가 왜 면죄부를 발부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통일·정보 기구의 대대적인 문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연설 전반부를 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한계에 할애했다면 후반부는 더민주당의 경제정책을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반년전에 주장한 경제민주화 시즌2는 '더불어성장론'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청년 여성 노인 등 서민과 중소기업에 포커스를 맞춰 경제에 '정의와 공정'의 성장모형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새누리당이 강조한 노동개혁에 맞서 재벌개혁도 병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여전했다. 법인세율 정상화를 다시 강조했고, 최저임금 인상, 편법적 지배구조 개선 등이 강조됐다.

정부와 여당이 요구하는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선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된 '부동산 3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를 예로 들면서 '좋은 법, 나쁜 법, 이상한 법'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더민주당의 지지세력인 노동자가 반대하는 파견법이나 일자리 70만개 창출로 포장된 서비스산업발전법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이날 대표연설은 '잃어버린 10년' 구호에 밀려 빼앗긴 정권을 '보수정권 8년의 경제 실기'를 강조해 4월 총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우월성을 강조하는 한편,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과도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강경한 어조 속에는 총선에서 제1야당에 힘을 모아달라는 간절함도 담겨있다는 평가다.

여당도 총선용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날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화답 없는 '편가르기식' 내용이라며 국론 분열이 우려된다는 해석이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모든 것이 정부 때문이라는 '책임 전가 화법' 일색"이라며 "국민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총선 승리용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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