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만큼 떼는 건보료' 국회 첫 관문부터 제동 걸리나
가입자별로 기준이 달라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으로 일원화하는 국회 개편안이 첫 관문인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소위 위원 10명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이 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조사한 결과 더민주 소속 위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이 반대하거나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소위는 더민주 4명, 새누리당 5명, 국민의당 1명으로 구성된다.
더민주안은 재산·자동차·성·연령에 따른 건보료를 폐지하고 소득에만 부과하는 게 골자다. 보험료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 재산·자동차·성·연령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대응해온 제도 자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대신 줄어드는 연간 보험료 수입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보험료를 걷지 않는 양도·상속·증여소득이나 소득세법상 분리과세되는 일용근로소득 등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유명무실화된 국고지원금을 증액하는 내용도 담았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양승조 복지위원장(더민주)은 "건강보험공단에 제기된 누적 민원이 1억2600만건에 달한다"며 "복잡하고 저소득층에 불평등한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해 형평성 있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더민주 소속 소위 위원인 권미혁·남인순·인재근·전혜숙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남 의원은 "연간 종합소득이 500만원 이하라는 이유로 건보료를 소득이 아닌 성·연령·자동차에 부과하는 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재산에 부과하는 나라도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새누리당 소속 복지소위원들도 공감한다. 정부도 2013년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했다.
하지만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소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득에만 보험료를 매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무엇보다 크다. 소득자료 확보율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하지만 지역가입자 기준으로는 확보율이 60%에 그친다는 게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지난 11일 새누리당 소속 복지위원들과 보건복지부의 당정협의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다.
복지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소득 중심 단일 부과체계가 논리는 명료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소득자료 확보률 자체가 충분치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소득과 재산을 병용할 수밖에 없잖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복지소위원인 송석준 의원은 "임대업자나 자영업자 등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고소득 지역가입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과체계를 한번에 개편하는 더민주의 '원샷안'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때처럼 급격한 변화는 자칫 혼란을 일으키고 상대적 피해의식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도 단계적으로 부과체계를 바꾸고 있다.
국민의당 복지위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소득 중심 부과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안을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이런저런 소득에 다 보험료를 물리는 게 맞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안의 산파 역할을 한 김종대 더민주 정책위원회 부의장(전 건보공단 이사장)은 이와 관련,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 때문에 중도에 좌초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계적 개편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둔 정책 기싸움이 논의 진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민주의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소득 단일 부과체계로 전환되면 직장가입자의 경우 보험료율이 6.07%에서 4.792%로 낮아지고 전체 세대의 90~95%도 보험료 인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훈 의원은 "소득 중심 단일체계라는 그럴싸한 그림에 가린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면 상당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줄어드는 보험료를 공공재정으로 메꾸라는 것은 상당히 포퓰리즘에 젖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모든 가입자 소득중심 동일 잣대…'무임승차' 피부양자 폐지
대한민국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부과체계의 기본 골격은 월급을 받는 '직장가입자'와 자영업자 등의 '지역가입자'로 이뤄져 있다. 이는 2003년 지역의료보험 조합(舊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이 통합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초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건보료 개편안)'은 상수로 여겨지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개념을 아예 없애고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중심으로 단일화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무임승차' 논란을 불러왔던 피부양자(직장가입자의 자녀 부모 등에 대한 보험료 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골격을 분해해 재접합한다는 점에서 더민주의 건보료 개편안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건보료 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국회에서 전개될 건보료 개편 논의는 더민주 안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퇴직·양도·상속·증여 소득도 건보 부과 대상=더민주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 개념을 폐지하면서 내세운 건보료 개편 '메인 타이틀'은 소득중심 단일 부과체계'다. 현행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적용 대상이다. 현재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보수(근로소득)에, 지역가입자는 소득(임대소득 포함 사업, 이자, 배당, 근로, 공적 연금, 기타소득)에 더해 재산과 자동차에 보험료율이 부과된다.
그러나 더민주의 개편안은 직장·지역가입자 구분없이 동일하게 소득에만(재산 제외) 보험료가 부과된다. 특히 기존 가입자의 사업, 이자, 배당, 근로, 연금, 기타소득 외에 퇴직소득, 양도소득, 상속·증여소득까지 건보료가 부과된다.
새로운 보험 적용 대상인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은 보수(근로소득)와 달리 일시적인 소득이자 재산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재산을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재산에 의해 파생된 소득에 보험료를 적용하겠다는 논리다.
더 세부적으로 △사업소득(임대소득 포함)과 기타소득은 필요경비를 제외한 금액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등은 비과세 부분을 제외한 금액 △일용근로소득은 총급여액 △연금소득은 5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별정우체국연금) 총금액 △퇴직소득은 비과세 제외 금액 △양도소득, 상속·증여세는 각각의 과세표준액 등이 건보료 부과 기준이 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는 월 소득인 보수(근로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된다는 점에서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보수월액(월급)에 대한 보험료도 지금처럼 회사와 직장인이 각각 50%씩 부담해 원천징수된다. 물론 직장가입자 출신도 보수(근로소득)외에 사업(임대소득 포함), 이자, 배당, 근로, 연금, 기타소득, 퇴직, 양도, 상속, 증여소득이 발생하면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경우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보수와 달리 본인이 100% 보험료를 내야한다.
폐지 논의가 있었던 보험료 상·하한선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행 직장가입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건보 부과대상 일원화로 지역가입자를 포함한 모든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것. 현재 직장가입자의 건보료 하한선은 월 28만원이다. 그 미만 소득자라도 한 달에 28만원을 벌고 있는 것으로 간주돼 보험료가 부과된다. 상한선은 월 781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초과해 월급을 받아도 월 7810만원을 버는 것으로 간주돼 보험료율을 적용받는다.
◇보험료율 통일…가입자위원회 의결로 결정=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 다르게 적용되던 보험료율 역시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2013년 5.89%였던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2014년 5.99%, 2015년 6.07%, 올해 6.12%로 매년 상승 중이다. 더민주 안으로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도 보험료율은 보험재정 등을 고려해 매년 탄력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6%를 넘는 보험료율이 숨어 있던 소득 발굴 등으로 인해 4.8%까지 인하될 수 있다고 더민주는 설명한다. 이에 따라 전체 세대의 90~95%는 보험료가 내려가고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 세대나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5~10%만이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밝혔다.
보험료율은 '가입자위원회(가입자 대표 20~30인으로 구성)'의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 위원회가 의결에 이르지 못하면 복지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다. 가입자위원회는 현재의 재정운영위원회를 대신할 새로운 기구로 보험료율은 물론이고 보험료 결손처분 등 건보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하는 역할이 부여된다. 소득중심 부과체계가 기준이지만 소득이 없는 세대도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도 가입자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에 의해 최저보험료(현재 3560원)가 정해지게 될 예정이다.
◇피부양자와 함께 보험료 경감 대상도 폐지='무임승차' 논란을 불러왔던 피부양자 제도 폐지와 함께 보험료 경감 대상도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더민주 건보 개편안에 포함됐다. 현재는 △도서·벽지·농어촌 지역 거주자 △65세 이상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휴직자 △생활이 어렵거나 천재지변 피해자 등이 경감 대상이다.
더민주는 원칙적으로 보험료 경감 대상을 폐지하되 △도서·벽지·농어촌 지역 거주자 △생활이 어렵거나 천재지변 피해자 등 일부에 대해서는 시행령 등을 통해서 보험료 부담을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 소득파악 60% 그쳐…또 다른 차별 가능성 제기
"한강다리를 건널 때 통행료를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건보료 부과체계는 어떤 사람은 몸무게 기준으로, 어떤 사람은 키 기준으로, 어떤 사람은 사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통행료를 받는 것과 같다."
소득중심 단일부과체계를 골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건보료 개편안)'을 주도한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 3월, 4·13 총선 공약 발표 당시 한 말이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필요성은 더민주뿐 아니라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정부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각자의 개선방안도 준비 중이다. 다만 더민주가 발의한 개편안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더민주의 안을 받아들이기에 우리 사회의 시스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화 과정에서 제기되는 비판과 반론에 더민주가 어떤 복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영업 소득파악 60% 불과=더민주의 소득중심 단일부과체계로의 건보료 개편안에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점은 지역가입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이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원천징수되는 직장인과 달리 자영업자의 소득 신고율이 낮은 상황에서 소득중심 단일부과체계는 또 다른 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2003년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이 통합됐지만 당시 단일한 부과체계가 마련되지 못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더욱이 근로소득 외 소득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임대소득의 신고비율은 5%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득중심 부과체계가 적용된다고 해서 임대소득 신고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민주 관계자는 "직장가입자 역차별 문제는 정부의 논리다. 소득을 파악하고 거기에 조세를 물리는 것은 정부의 의무임에도 그런 소리를 한다"며 "소득파악은 기본적으로 100%가 될 수 없다. 소득파악이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건 건보 개편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퇴직·양도·상속·증여에 건보 부과, 국민 설득해야=그동안 과세 대상이긴 했지만 건보료 대상은 아니었던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에까지 보험료가 부과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더민주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은 소득 규모가 크고 일시적이기 때문에 보험료가 부과되면 대상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보험료가 부과되는 원칙이 정립된다는 점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우리 개편안이 너무 앞서간 제안이라고 한다면 해당 상임위에서 검토해 민의를 추가 반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입자 5~10%만 보험료율 오를까?=더민주는 소득중심 단일부과체계로 건보료를 개편하면 5~10% 가입자의 보험료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와 새누리당은 그 대상이 5~10%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더민주는 5~10% 인상만을 얘기하지만 더민주 안으로 시뮬레이션해보면 인상되는 대상이 그 이상이라는 말도 들린다"며 "보험재정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민주 관계자는 "개인별 소득자료가 전부 확보된 것은 아니어서 정확한 가입자별 보험료 부담의 변동 상황 파악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에게 가혹하고 불평등한 현재 부과체계는 어떻게든 손을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더민주 관계자는 "시행 초기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건보 재정 누적흑자가 17조원인 현 상황이 개편의 적기"라며 "재산의 경우 그로부터 파생되는 소득에 집중해 건보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OECD 국가, 韓 빼면 '소득중심' 건보체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재산을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삼는 국가는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 역시 재산 비중을 크게 줄이는 추세이며, 자동차가 건강보험료 산출 대상이 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매달 소득을 기준으로 사용자(직장)와 가입자(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반면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 자동차 등으로 부담능력을 추정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가 소득에만 비례하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에 비례하는 이유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나라로 손꼽히는 대만의 경우 마찬가지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구분하고는 있지만 모두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무임승차'를 하는 이들이 과도하게 많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데, 대만은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를 산출할 때 피부양자의 수를 고려해 최대 3명까지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국가도 소득 중심 건강보험 제도가 갖춰져 있다. 단순 근로소득만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총수입 즉 우리나라로 따지면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례로 독일의 의료보험 재원은 원칙적으로 보험가입자와 고용주, 연금보험자 등이 소득수준에 따라 부담한다. 의무가입자의 경우 근로소득, 공적연금소득, 퇴직연금, 기타 노동소득 등이 모두 보험료 부과 대상이 된다. 임의가입자는 전반적인 경제적 능력이 고려되는데 단순히 재산이 아닌 자산으로부터의 소득, 임대소득 등에 대한 보험료가 산정되는 식이다.
벨기에 역시 근로자를 위한 일반보험과 자영업자를 위한 보험이 따로 존재하지만 모두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한다. 근로자의 경우 전체 총수입에 기초하고, 자영업자는 개인의 순수한 직업활동 소득에 기초한다.
OECD 주요국가와 비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체계는 '저부담-저급여' 구조에 가깝다. 개인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가 낮은 대신 보장성도 낮은 수준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평가' 보고서를 통해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본인부담상한제와 같은 실질적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부담능력에 따른 납부원칙에 부합하는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형평성, 즉 피부양자 인정 범위 및 재산자동차 반영 등에서 지역가입자가 불리하며, 소득금액 및 재산 대비 보험료 비율이 심각하게 역진적이라는 것.
예정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구분없이 종합소득으로 보험료 부과기준을 단일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