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상상 이상일 것···첨단전략산업 신속 지원해야"[인터뷰]

김성은 기자
2025.01.13 10:44

[the300 소통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경제안보특별위원장 인터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는 다르다. 상상 이상일 것이다. 통상외교 전략을 제대로 만들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 경제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태년 민주당 의원(5선·경기 성남수정구)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 정책위의장,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위원장, 원내대표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두루 거쳐 당내 경제 정책 분야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내외 금융기관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가 시급하다고 봤다. 당 내에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경험해 본 인사가 다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며 이들을 적극 기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경제안보특위, 37명 전문가로 구성···이재명 "외교, 철저히 국익 우선하고 실용적인 접근 방향으로 전환돼야"

경제안보특위는 지난해 11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 안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당내 기구다. 특위 출범에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우리 외교도 철저하게 국익을 우선하고 실용적인 접근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해 특위 출범 필요성에 힘을 실어 줬다.

특위는 경제·외교 분야 전문성을 가진 의원 그룹,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외교 정책을 경험했던 인사를 포함한 외부 자문위원 그룹, 기업인 그룹 등으로 나뉘어 총 37명으로 구성됐다. 특이할 만한 점은 기업과 협업체제를 갖춘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이차전지산업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디스플레이,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차, LG경영연구원이 민간 자문기구 자격으로 특위에 참여한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기업들이 가장 빨리, 가장 잘 알지 않나"라며 "촌각을 다투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현장에서 필요한 일들을 적시에,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국회·정부·기업이 함께 '국가적 총력대응체제'를 구축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로 기업체도 특위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에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경험했던 인사들이 다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봤다.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했던 시기는 지난 2017~2021년으로 문재인 행정부와 겹친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자국 이익의 극대화, 글로벌 분업 질서 약화 등 현상이 뚜렷해졌고 이제는 극단적인 자국 이익 보호주의 시대로 돌아선 듯하다"며 "반면 윤석열 정부는 가치와 이념 중심으로 외교 활동을 해오다 보니 대전환의 시대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당시의 집권 경험을 기반으로 훨씬 더 치밀하게 정책 준비를 해 나가고 실행도 상상 이상의 빠른 속도로 해 나갈 것이란 예상들이 나온다"며 "당장 대응해야 할 것들로 관세, 방위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정책 지원 감축 또는 폐지 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엄중한 시기에 국내는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정상적인 국가 활동이 사실상 멈춘 데 대해 김 위원장은 "화가 난다"며 "트럼프 2기 체제에 맞춰 잘 준비 해야 할 시기에 초기 대응 역량이 완전히 약화돼버렸다. 훗날 이 한 두 달의 기간이 뼈 아픈 시기로 평가될 지도 모른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사 JP모건이 정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3%로 낮춘 가운데 김 위원장은 타개책으로 "이 상황(탄핵 정국)이 조속히 종결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니만큼 글로벌 사회에 국내 헌법 질서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 국내 시스템이 예측 가능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시장이 조금이나마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위 위원장을 맡아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계 단체를 잇따라 만나보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가 '죽겠다'다. 하루 빨리 대한민국 정치, 경제 시스템을 예측가능하게 만들어달라 요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보에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과 (내란 혐의 수사를 위한) 상설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요청은 법에 따라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데 여야 합의를 주문하는 건 (최 권한대행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헌법과 법률 이행의 의무를 해태하고 있는 건데 분명히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보니 당으로서는 안 그래도 약해진 대한민국 컨트롤타워가 잘못될까, (최 권한대행에 대해) 인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위 긴급 과제는 통상·외교 전략 수립과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지원체계 구축···반도체 특별법, 하루 빨리 통과돼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내외 환경이 모두 불확실한 가운데 김 위원장은 경제안보특위가 당장 풀어야 할 긴급 과제로 통상 외교 전략의 수립,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도 신속한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대미, 대중, 다른 나라와 관련한 통상 외교 전략을 제대로 만드는 게 필요하고 외교 채널의 다변화도 만들어가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는 초격차를 이루고, 뒤떨어진 분야는 빠른 속도로 추격해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현재 주로 투자해 놓은 곳 대부분이 (차기 집권당인) 공화당 의원 지역구로 현지에서 어마어마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의원 외교를 통해 이런 기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체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트럼프 1기 정부를 상대한 경험이 있는 분들을 적극 기용해서 현재 나오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국내 기업이 지난 10년간 투자한 금액은 236억달러(약 34조8000억원)에 달하며 국내 기업 150곳이 진출, 1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위원장은 특히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국회 계류중인 '반도체 특별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2대 국회 출범 직후 자신의 이번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도체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반도체 생태계 육성과 지원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투자세액공제 확대 혜택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으로 구성됐다.

이 법안은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로 각각 10%포인트(P) 상향하고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 역시 대기업 40%, 중소기업 50%로 10%P 높이자는 내용을 담아 '파격적인 지원책'으로 여겨졌다. 또 산은법 개정안에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기존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확대해 반도체를 포함,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았다.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설계에서부터 공정, 패키징 전반에 이르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다.

김 위원장은 "법안 발의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통과가 안 될 줄 몰랐다"며 "법안 발의 당시, 반도체 산업 R&D 인력에 국한해 '주52시간제'를 적용하자는 협회 측 요구도 없었고 이 문제는 중요 이슈가 전혀 아니었는데 느닷없이 튀어 나와 법안 통과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일정 단위기간 내 평균 근로시간을 준수하는 한에서 총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가 시행중"이라며 "이 제도를 활용하는 한편 일본이나 미국에서 시행중이라는 고소득 전문직 대상 근로시간적용 면제제도 도입을 위해 어떤 직종, 어느 정도의 연봉에 한해 이를 예외 적용하는 게 좋을지, 공론화 과정이 우선돼야 하지 않나.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면 추후 법개정을 하더라도 일단은 여야 합의된 부분부터 국회를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기재위원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 대규모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40조원까지도 충분히 편성이 가능하다 본다"며 "내수 부진이 우리 성장률을 갉아 먹게 해선 안된다. 또 첨단 전략산업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특위는 지난 한 달 여간 비상계엄 사태로 활동 제약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당내외 그룹과 협업하며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 모색에 신속히 나선다는 계획이다.

13일 민주연구원과 공동 주최로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는 주제의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외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토론자로 나선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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